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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또 폭로된 정보기관 기밀 문서…세계 각국 정상들 드러난 민낯

등록 2015-02-24 20:35수정 2015-02-24 22:14

2012년 9월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그림판을 들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임박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23일 공개된 기밀문서를 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당시 이란의 핵개발 위협을 심각한 수준으로 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AP 연합뉴스
2012년 9월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그림판을 들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임박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23일 공개된 기밀문서를 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당시 이란의 핵개발 위협을 심각한 수준으로 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AP 연합뉴스
‘가디언·’ ‘알자지라’ 각국 문서 공개
주로 남아공-미·영 사이 오고가
네타냐후 “이란 핵 개발 임박” 주장
모사드 정보와 상반 정치극 가능성
MI6, 북한 남성 첩보원 포섭 기도
2012년 9월 유엔 총회에서 “이란의 핵 개발이 임박했다”고 외치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연설은 한 편의 사기극이었을까?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일급비밀 문서가 폭로되면서, 그런 의혹이 커지고 있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청을 폭로한 지 20개월 만에 또다시 세계 정보기관들의 기밀문서들이 대거 유출돼 공개됐다. 문서들에는 정보원이 직접 대인 접촉을 통해 얻은 ‘휴민트’ 정보가 담겨 있다.

<알자지라>와 <가디언>이 입수해 23일 보도한 기밀문서들을 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팔레스타인 협박, 영국 정보기관의 북한 스파이 포섭 시도, 한국 정보기관의 그린피스 대표를 표적으로 한 활동 등의 내용이 나온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의 ‘이란 핵개발 과장’ 의혹이 관심을 모은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2년 9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폭탄 그림을 들고 나와 이란의 핵개발 위협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 봄,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이란이 중간단계 농축을 마치고 마지막 단계로 넘어간다. 몇달 안에 첫 핵폭탄 제조를 위한 고농축 우라늄을 충분히 보유하게 된다”며 위기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몇주 뒤 모사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안보국(SSA)과 공유한 비밀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을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자국 총리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된 내용이었다. 외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 당시 모사드가 파악하고 있던 이런 정보를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폭로는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달 3일 미국 의회 연설을 하겠다고 고집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오바마 행정부와 엇박자를 보이는 상황에서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과거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문제로 여론을 호도해 국내 정치용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전직 모사드 국장 등으로부터 받아왔다.

<알자지라> 등이 공개한 문서에는 2012년 11월 오바마 미 대통령이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에게 한 전화통화 메모도 들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에 유엔 가입 시도를 중단하라고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팔레스타인은 유엔 가입 신청을 했고, 이후 유엔 총회에서 비회원 옵저버국가 지위를 획득했다.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북한 남성을 첩보원으로 포섭하려고 시도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보도된 문서에 따르면 해외정보국은 이 북한 남성에게 돈을 주고 스파이 활동을 제안했고, 그는 “안전이 보장된다면 기꺼이 다시 만나겠다”고 답했다. 1년간 답을 주지 않은 이 남성이 남아공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해외정보국은 재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면서 남아공 정보기관에 협조를 요청했다. 해외정보국은 “작전 성공 땐 북한의 핵개발 관련 기밀을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남아공 쪽을 설득했다. 하지만 문서에는 북한 남성 포섭이 성공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공개된 문서에는 또 ‘한국 정보기관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지도자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으나, 한국은 2012년 원전 반대 캠페인에 참여하겠다는 그린피스 관계자들의 입국을 불허한 바 있다.

두 언론이 입수한 문서들은 수백쪽 분량인데, 대체로 남아공 정보기관이 미국·영국·프랑스·요르단·아랍에미리트·오만의 정보기관 등과 주고 받은 것들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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