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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한국 메르스, 전세계 이슈로 급속 ‘전파’…원인 분석 ‘분분’

등록 2015-06-04 17:16수정 2015-06-04 17:32

국외 전문가들 “메르스 ‘슈퍼 전파’는 매우 이례적”
격리 통제 지연·한국인 취약성·바이러스 변이 등 추정
한국여행 취소 하루새 세배 증가…대만은 ‘황색’ 경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카타르 도하발 항공기의 특별 검역 상황을 점검하며 열감지 영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카타르 도하발 항공기의 특별 검역 상황을 점검하며 열감지 영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한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슈퍼 전파’ 지역으로 인식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취소 사태가 크게 느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세계 의학계 전문가들도 한국의 늑장 대응 문제를 지적하면서, 일반적으로 감염성이 높지 않다고 알려진 메르스가 어떻게 한국에서 이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됐는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 정부의 늑장 대응이 메르스 슈퍼 전파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메르스 관련 자문을 하는 피터 벤 엠바렉은 2일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메르스 슈퍼 전파는 “병원에서 감염 통제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알리무딘 줌라 런던칼리지대학 교수는 3일 세계적 의학전문지 <란셋> 기고문에서 “한국 보건당국의 부적절한 격리 조처와 구멍 뚫린 공공보건 감시체제”가 홍콩과 중국으로의 전염 가능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했거나 한국인이 이 바이러스에 특별히 취약성을 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벤 엠바렉은 “(한국인 최초 감염자가) 다른 계열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거나, 한국인이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메르스에 취약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스 원인을 밝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바이러스 전문가 말릭 페이리스 홍콩대 교수는 “바이러스가 어떤 변이를 겪은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바이러스의 완전한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확보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페이리스 교수는 “한국 정부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내 메르스 확산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취소 사태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일 현재 한국 방문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이 약 7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날 약 2500명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여행 취소 관광객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 관광객이 6900명이고, 아시아권이 100명이라고 관광공사는 설명했다. 다만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의 취소는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수가 35명까지 늘어난 4일 오전 서울 명동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수가 35명까지 늘어난 4일 오전 서울 명동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관광공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국내 메르스 환자 확산 양상이 보도되는 상황이어서 취소 사태가 계속 이어질 듯하다”며 “특히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을 경험해 큰 피해를 봤던 중국인들이 한국행을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국 여행 취소가 늘면서 당장 성수기인 7~8월 관광객 유치도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의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황색으로 격상시켰다고 대만 <중앙통신사> 등이 4일 전했다. 대만 외교부는 3일 서울 지역에서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다며 서울·경기 지역은 ’황색’으로 여행경보를 격상하고, 기타 지역은 ‘회색’ 경보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대만 여행경보는 4단계로 나뉘는데 주황색은 적색 다음으로 높은 단계다.

일본 정부도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당연히 (현재 한국 등의 메르스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후생성이 각 의료기관이나 검역기관을 통해 의심 환자를 발견할 경우 대응 조처를 취하도록 각 지자체와 검역소에 이미 지시했다. 추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주요 대학 의과대학들은 3일 당국의 지시에 따라 한국 의료기관과의 교류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14일 메르스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서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외국인 관광객 감소나 반한 감정 확산, 국가 신인도 하락 등 여러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지은 박영률 김외현 김미영 기자, 베이징 도쿄/성연철 길윤형 특파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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