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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IS 격퇴는 불가능…함께 사는 방법 익혀야”

등록 2015-06-21 16:27수정 2015-06-21 17:01

영국 ‘MI-6’ 전 대테러국장, 언론 기고문에서 밝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공중투하된 미군의 보급품 꾸러미를 가리키고 있다. 이슬람국가에 맞서 싸우고 있는 쿠르드군을 지원하기 위해 미군이 시리아 코바니에 투하한 보급품과 무기 등의 일부가 지하디스트들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국가가 유투브에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이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공중투하된 미군의 보급품 꾸러미를 가리키고 있다. 이슬람국가에 맞서 싸우고 있는 쿠르드군을 지원하기 위해 미군이 시리아 코바니에 투하한 보급품과 무기 등의 일부가 지하디스트들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국가가 유투브에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이다.
“이슬람국가(IS)를 섬멸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들과 함께 사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 지지자의 말이 아니다. 영국 대외정보기관 엠아이6(MI-6)의 대테러국장을 지낸 테러전문가가 서방의 대이슬람국가 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했다. ‘안보정책’ 대신 ‘사회정책’과 ‘외교정책’을 강화하라는 것이다.

유엔 알카에다 감시팀 조정관을 지내기도 한 리처드 배럿 전 엠아이식스 대테러국장은 21일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 기고에서 “(서방) 국가들이 이슬람국가에 대응하는 방식이 ‘안보’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해왔다”며, 그러나 이는 잘못된 가정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에 맞서 이슬람극단주의 단체에 가담하는 이들은 누구라도 테러리스트 후보로 보는 게 실제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까지 이슬람국가가 서방에 테러리스트를 보냈다는 증거는 없으며 직접적인 활동 영역이 점령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배럿은 “(이슬람국가의 세력권인) 이라크와 시리아가 예전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며, 이떤 형태로든 존속할 새로운 실체가 출현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그 실체는 공격적이고 편협하고 포악하며 완고하지만, 이 모든 음울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국가가 어느 면에선 점령 지역의 이전 국가들보다 나은 거버넌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끔찍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만연하던 부패가 훨씬 줄어들고, 비록 잔혹하긴 하지만 사법정의가 신속하고 더 균등하게 적용되고 있는 게 그 사례다. 이슬람국가가 어떤 식으로든 실체로서 작동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는 “시리아와 이라크 사람들이 외부세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형태로 이슬람국가의 변형을 촉진하기 위해선 정책적 과제도 ‘이슬람국가의 파괴’를 추구하는 것이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배럿은 이어 이슬람국가에 자원해 합류하는 유럽 젊은이들이 느는 이유와 심리에도 주목했다. “이슬람국가가 강력한 정체성과 목적의식, 성별이나 능력에 상관 없이 어떤 새로운 공동체의 일부가 될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4월 가출해 이슬람국가에 가담한 아랍계 영국 청년 탈하 아스말이 지난주 이라크 북부 바이지에서 차량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숨지지 않았더라도 영국 시민들을 죽이기 위해 고향인 영국 듀스베리로 돌아왔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영국의 세 자매기 9명의 자녀들을 데리고 시리아로 넘어간 사건은 그들과 특히 아이들에게 큰 불행이지만 그들이 테러리스트 되려기보다 가족 재결합 이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럿은 따라서 “정상적으로 사회에 잘 적응해온 이들이 ‘칼리프의 영토’(이슬람국가)로 돌아오지 않는 길을 떠나는 요인들에 대해선 ‘안보정책’이 아니라 ‘사회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에 가담하기 위해 출국했다가 돌아온 수백명의 귀환자들을 단순히 ‘테러 위협’으로 볼 게 아니라 정책적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으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라크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집단은 지난해 6월 ‘칼리프가 다스리는 신정일치 체제의 ‘이슬람국가’(IS) 수립을 선포한지 꼭 1년만에 이라크와 시리아 대부분 지역을 점령하며 파죽지세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조일준 기자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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