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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땅콩’이 뭐길래…이번엔 미국 비행기 멈춰 세워

등록 2015-06-23 11:43수정 2015-06-23 16:38

북아일랜드 벨파스트공항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승객들.〈WGN-TV〉 화면 갈무리
북아일랜드 벨파스트공항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승객들.〈WGN-TV〉 화면 갈무리
기내서 난동 부린 승객 때문에 벨파스트 공항에 비상착륙 뒤
승무원들 근무시간 초과로 이륙 못 해…승객들 공항서 23시간 대기
대체 그놈의 땅콩이 뭐길래….

이번에는 ‘땅콩’이 미국 항공기를 멈춰 세웠다.

지난 21일 이탈리아 로마발 유나이티드항공 971편의 승객과 승무원 282명은 예정보다 하루 늦게 목적지인 미국 시카고에 도착했다. 직항이었던 이 노선의 승객들은 전날 저녁 북아일랜드 벨파스트공항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다시 비행기에 올라 도착한 터였다. 도대체 어떤 긴급 상황이었을까?

유나이티드항공 971편이 20일 저녁 벨파스트공항에 착륙한 것은 통제가 안되는 승객을 내려보내기 위해서였다. 문제의 남성은 이탈리아와 미국 국적의 제러마이아 매시스 시드(42)였다. 경찰은 시드가 이륙 직후 “땅콩 혹은 크래커”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승무원이 땅콩을 가져다 주었으나 이후 그는 잇달아 “더 달라”고 요구했고,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한 승객은 “그 남성이 정말 골치였다. 사람들에게 욕설을 하고 뚫어져라 쳐다보며, 화장실에서 티셔츠를 서너 번 갈아입었다”고 말했다. 그의 ‘난동’에 기장은 벨파스트공항 착륙을 결정했고, 그는 비행기의 안전을 위협하고, 난동을 부린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승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시드가 내린 뒤에도 비행기는 출발하지 않았다. 영문을 모르고 기다리던 승객들은 ‘승무원들의 근무 시간이 초과돼 벨파스트공항에서 밤을 보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또 ‘호텔이 없어 공항 바닥에서 자야 한다’는 통보와 함께 담요와 생수가 지급됐다. 일부는 바닥보다 화물이 나오는 컨베이어벨트가 더 편안하다면서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승객들은 벨파스트공항에서 23시간을 보냈다.

시카고 오헤어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분개했다. 샌디에이고에 사는 릭 슬리터는 “우리가 활주로에 진입하려는 순간, 기장은 ‘1~2분 차이로 이륙할 수 없게 됐다. 지금 이륙하면 연방 근무시간 규정을 어기게 된다’고 설명했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그는 8살, 10살 두 아들과 70살 노모와 함께 여행 중이었다. 그는 “나도 연방항공청 규정을 충분히 납득한다. 하지만 (승무원들이) 규정에 걸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결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성명을 통해 “(승객들이 겪어야 했던) 불편함을 이해한다”며 탑승객들에게 항공료를 환불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또 ‘마일리지 여행권의 혜택’도 주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사진 〈WGN-TV〉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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