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과 관계 등 핵심근거 실험
100건중 35건만 결과 재현 성공
100건중 35건만 결과 재현 성공
과학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수많은 학술 논문은 얼마나 ‘과학적’일까?
미국의 비영리 과학기술조직인 ‘열린과학센터’가 권위 있는 심리학 저널 3곳에 발표된 연구논문 100건에 대한 실험을 다시 실행한 결과 62건이 결과 재현에 실패했다고 27일 <저널 사이언스>에 보고했다. 결과 재현에 성공한 것은 35건뿐이었다.
이 연구는 심리학 연구자 27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난 4년간 이뤄진 것으로 2008년에 실린 논문 100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버지니아대학 심리학 교수인 열린과학센터의 브라이언 노세크 이사는 센터를 이끄는 교수들이 심리학자들이라 심리학 분야에 조사가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시 검토된 연구들은 과학자들이 인격, 관계, 학습, 기억의 역학을 이해하는 핵심 근거들로 활용되는 것이었다. 실제 심리상담사나 교육자들이 참고하던 연구 결과들로, 이번 발표의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심리학 교수는 “알고 있거나 적어도 의심했던 문제지만, 이렇게 명확하게 대규모로 본 것은 전례가 없다”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기존 연구들이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기재하거나 조작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학자들이 시선을 끄는 연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에 시달리며, 보다 명확한 결과를 내기 위해 실험을 비트는 경우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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