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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2011년 ‘아랍의 봄’ 불댕긴 튀니지 ‘민주화 성공’ 유일 사례

등록 2015-10-09 20:51수정 2015-10-09 22:02

2014년 1월26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제헌의회 의원들이 새 헌법 채택에 환호하고 있다. 새 헌법 채택 등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튀니지 국민 4자 대화기구’가 9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튀니스/AP 연합뉴스
2014년 1월26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제헌의회 의원들이 새 헌법 채택에 환호하고 있다. 새 헌법 채택 등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튀니지 국민 4자 대화기구’가 9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튀니스/AP 연합뉴스
노벨평화상에 ‘튀니지 4자 대화기구’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튀니지 국민 4자 대화기구’는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을 실질적인 열매로 맺어낸 시민사회협의체다. 이 단체의 수상은 아랍의 봄 시위 이후 유일하게 민주화를 이룬 공로를 국제사회로부터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협의체의 중심 구실을 한 튀니지 최대 노동단체인 노조연맹은 2013년 말 튀니지 정국 혼란 당시 이슬람주의 성향의 집권당인 나흐다당과 야권의 협상을 중재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 협상 과정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림으로써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이 중재로 튀니지에서는 2014년 1월 마흐디 줌아 총리의 과도정부가 탄생했다. 중립적 과도정부는 이후 새 헌법 초안을 작성하고 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 과정을 무난히 관리해, 튀니지의 정국을 빠른 속도로 안정시켰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2011년 튀니지 권위주의 정권이 무너진 뒤 튀니지의 경로는 여러가지로 독특하고 주목할 만하다”며 “첫째, 이슬람주의자들과 세속주의 정치운동이 협력해 국가의 최선의 이익을 성취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으며, 둘째, 시민사회 기구와 단체들이 민주화 과정에 결정적 구실을 함으로써 자유선거와 평화적 정권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독재정권 항의 부아지지 분신뒤
아랍권 반독재 시위 ‘들불처럼’
이슬람 집권당·야당 합의 중재 등
독재정권 붕괴뒤 대화·협상 주도
‘국민 대통합’ 민주화 이행 밑거름
다른 국가들 내전·독재 회귀와 대조

노벨위 ‘아랍의 봄’에 두번째 평화상
“튀니지 민주화, 독특하고 주목할만”

아랍의 봄 이후 중동의 주요 사건
아랍의 봄 이후 중동의 주요 사건
유엔 제네바 사무국의 아흐마드 파우지 대변인은 “튀니지 국민 4자 대화기구의 수상을 축하한다”며 “튀니지는 아랍 세계에서 민주화 봉기가 일어난 이후 민주화 이행을 가장 잘 성취해온 빛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튀니지는 2011년 ‘아랍의 봄’의 시발점이다. 2010년 12월 당시 23년 독재정권의 횡포에 항의해 분신한 청년 무함마드 부아지지가 이듬해 1월 숨지자 튀니지 전역에서 반독재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부아지지가 댕긴 불씨는 순식간에 아랍 전역에서 들불처럼 번졌다. 이집트와 리비아, 예멘에선 20~30년 장기독재 정권이 무너졌다. 그러나 민주화 희망에 부풀었던 ‘아랍의 봄’은 튀니지를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 나라에서 금세 ‘아랍의 겨울’로 바뀌었다.

리비아에선 내전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졌으나, 지금도 안정적인 민주정부가 들어서지 못한 채 고질적인 종파 분쟁과 부족 갈등을 겪고 있다. 이집트도 2012년 6월 민주적 선거로 집권한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군부가 쿠데타로 축출하고 사형 선고까지 내리면서 830여명이 숨진 민주화 운동을 무위로 되돌렸다. 최악의 사례는 국제분쟁으로 번진 시리아 내전이다. 아버지의 30년 독재에 이어 집권한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은 국민의 퇴진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고 4년6개월째 반정부 세력과 내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시리아 내전으로 30만명이 숨지고 1100만명의 난민이 생겼다.

튀니지의 민주화 과정은 이런 주변국들의 실패에 견줘 더욱 돋보인다. 튀니지 국민 4자 대화기구는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권력 공백과 수많은 정치·사회세력의 이해관계의 충돌을 대화와 협상으로 조정해, 튀니지가 민주정부를 수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4자 기구가 노동, 경영, 인권, 법률 등 사회의 핵심 분야를 고루 망라한 ‘국민 대통합 위원회’ 성격을 띤 것도 안정적인 민주화 이행에 밑거름이 됐다. 튀니지 노조연맹의 후사인 압바시 사무총장은 “이번 수상은 튀니지가 모든 측면에서 위기에 처했을 때 4자 기구가 했던 2년여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했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아랍의 봄’에 주어진 두번째 상이기도 하다. 2011년에는 예멘에서 여성 인권과 언론의 자유,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타우왁쿨 카르만(32)이 라이베리아의 엘런 존슨 설리프 대통령, 인권운동가 리마 보위와 공동수상했다.

노벨평화상은 노벨상 6개 부문 중에서도 이 상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뜻이 가장 잘 반영된 최고의 상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노벨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인권 향상과 남북 관계의 진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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