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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올겨울 ‘슈퍼 엘니뇨’ 경고 태평양서 410만명 기아 우려

등록 2015-10-12 19:57수정 2015-10-12 21:05

기상학자, 관측이래 가장 심각
이미 지구촌 곳곳 피해 보고돼
파푸아뉴기니 가뭄…24명 사망
솔로몬제도·피지·통가도 영향권
인도네시아 34개주 가뭄 선포도
전문가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다”
올겨울 엘니뇨가 태평양 지역에서 400만명 이상을 기아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일부에서는 2만3000명의 희생자를 낳은 1997~1998년 엘니뇨에 버금갈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놔 엘니뇨 공포가 커지고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3월 ‘엘니뇨 현상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는데, 기상과학자들은 현재 1997~1998년과 1982~1983년에 이어 기상관측 이후 가장 심각한 엘니뇨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구촌 곳곳에서 엘니뇨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남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의 고원지대인 침부주 재난대책본부 관계자는 3개월가량 이어진 가뭄으로 식수 부족과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현재까지 24명이 굶주림과 오염된 물 섭취로 숨졌으며 희생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라디오 뉴질랜드>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국제구호단체들은 파푸아뉴기니의 많은 지역들이 2~3개월이면 식량과 물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의 가뭄 원인도 엘니뇨 때문이라고 기상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엔은 이번 엘니뇨로 410만여명이 기아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태평양사무국의 수네 구드니츠 대표는 “엘니뇨는 지역 인도주의 응급사태를 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태평양(국가들)에 많게는 410만명이 물 부족과 식량 불안정, 질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추정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피지와 통가, 솔로몬제도도 이미 엘니뇨 영향권에 놓였다. 인도네시아의 34개주에는 가뭄이 선포됐으며, 잇단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앞서 최소한 세계 극빈층 1000만명이 이번 엘니뇨의 영향으로 굶주림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옥스팜 오스트레일리아의 기후변화 정책자문관인 사이먼 브래드쇼 박사는 엘니뇨가 시작되면 이들 국가의 강수량은 평년의 5분의 1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또 우기가 겨울로 바뀌어 산사태와 홍수가 이어지며 작물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년간 이상고온 현상을 겪었고 이제 굉장히 강력한 엘니뇨가 나타나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부근의 바닷물이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지는 현상으로, 동태평양 엘니뇨 감시구역에서 해수면 온도 편차가 0.4도 높은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됐을 때를 말한다.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혹은 ‘아기 예수’(Christ Child)를 뜻하는 엘니뇨는 과거 페루 어민들이 크리스마스 무렵에 바다가 따뜻해지며 풍어로 이어지는 현상을 두고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엘니뇨는 통상적으로 겨울철에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에는 고온과 가뭄을, 중남미 서해안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로 나타난다. 이때는 더 파괴적인 사이클론이 발달하기도 하는데 적도 부근에 머문다. 9~11월 일본과 한국을 강타하는 태풍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엘니뇨는 4년째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비를 내리게 해줄 것으로 보이지만, 캘리포니아의 99%가 가뭄에 빠진 지금 엘니뇨가 와도 “너무 늦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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