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넬대 박사 연구팀, 중앙아시아 가능성 제기
인류의 곁을 지켜온 가장 좋은 친구, 개는 어디에서 왔을까?
유라시아 회색늑대가 개의 조상이라는 주장은 정설로 굳어졌지만 오늘날 개의 기원에 대한 질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동, 동아시아, 유럽, 시베리아 기원설에 이어 이번에는 개의 기원이 중앙아시아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19일(현지시각) 실린 로라 섀넌과 애덤 보이코 코넬대 박사 연구팀의 논문은 개가 네팔과 몽골을 포함해 중앙아시아에서 길들여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연구팀은 161개 품종의 순종 4676마리와 38개국의 떠돌이 개 549마리의 디엔에이(DNA)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지금껏 진행된 관련 연구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것이다.
연구팀은 개들의 염색체와 미토콘드리아, 수컷에게만 발견되는 와이(Y) 염색체의 디엔에이를 분석해 서로 연관성이 높은 유전자 표지들의 패턴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어떤 지역의 개 무리가 조상 개체와 가장 가까운지를 결론지을 수 있었다.
개 길들이기는 지구 곳곳에서 행해졌을 법한 일이지만 연구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이코 박사는 “복수의 장소에서 (개가) 길들여진 증거가 있는지 여부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길들인 개의 기원은 중앙아시아인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사용한 방식은 현생 인류의 기원을 아프리카에서 찾은 것과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앞선 연구들에서는 개의 기원과 관련해 다른 결론이 나온 바 있다.
연구팀은 현대의 개가 언제 탄생했는지 정확한 연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적어도 1만5000년 전의 일이라고 추정했다. 보이코 박사는 늑대들이 인간의 사냥 거점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길들여졌을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늑대들이 사냥된 포유류 사체들을 먹거리 삼아 뒤지면서 변화를 겪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그는 “애초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가 핵심적인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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