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자국 포함된 경위 파악
말레이시아 “군사적 약속은 없다”
인도네시아 “상세안 기다리는 중”
말레이시아 “군사적 약속은 없다”
인도네시아 “상세안 기다리는 중”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이슬람권 34개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군사동맹을 결성했다는 사우디의 발표에 대해 일부 국가들이 ‘뜬금없는 소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부추겨 사우디가 동맹을 ‘급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 타임스>등은 16일 파키스탄의 아이자즈 차우드리 외무장관이 파키스탄이 이슬람 군사동맹에 포함됐다는 사우디의 발표에 놀라 사우디 주재 자국 대사에게 경위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키스탄 외교 관리들은 사우디가 지난 14일 밤에 군사동맹 결성 발표를 하기 전까지 사우디와 어떤 의견도 나누지 못했으며 “뉴스 보도를 통해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현지 일간 <돈>은 “사우디가 파키스탄 정부에 알리거나 허가를 받지 않고 군사동맹의 명단에 파키스탄의 이름을 올린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며 “사우디는 파키스탄을 예멘에서의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국가에 포함시키기도 했었는데 이후 파키스탄은 예멘에서의 군사행동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앞서 사우디 국방장관인 무함마드 빈 살만(30) 부왕세자는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테러리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사우디가 주도하는 군사동맹을 결성하기로 했으며, 군사작전을 조율하고 지원하기 위한 합동작전본부는 리야드에 설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군사동맹국 명단에 들어간 말레이시아의 히샴무딘 후세인 국방장관은 사우디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군사적 약속은 없다. 우리가 함께 무장세력과 싸우자는 인식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군사적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더욱이 후세인 국방장관은 “나는 이틀 전에야 참여 요청을 받았다”고 밝혀, 이번 사우디의 발표가 미국으로부터 이슬람주의 무장세력과의 전투에 더 많은 기여를 하라는 압력을 받아 급조된 것임을 시사했다. 34개 동맹국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동맹을 지지하는 10개국에 포함된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어떤 식으로 참여하게 될지 결정하기 전에 우리는 그런 제안의 세부적인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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