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탄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절을 맞아 시리아와 리비아 등의 분쟁으로 고통받는 난민과 이주자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테러 희생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세계가 이슬람 무장세력의 잔혹행위를 중단하기 위해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25일 정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상에)로 불리는 성탄 메시지를 낭독했다. 교황은 전통적으로 이 메시지를 통해 세계의 당면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왔다.
교황은 “시리아의 무력충돌을 멈추는 유엔 합의가 성공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상황이 치유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리비아 합의에 대한 지지도 똑같이 다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라크와 리비아, 예멘과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잔학행위를 멈추는 데로 모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잔혹한 테러”를 비판하며 “특히 이집트 상공과 베이루트, 파리와 바마코, 튀니지 등 최근 대학살의 희생자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아울러 빈곤층과 난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달라”고 요구했다. 교황은 난민과 이주자들을 지원하는 개인과 국가에게 하느님의 보답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촉구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을 박탈당하고 있다. 평화가 탄생하는 곳에 증오와 전쟁이 들어설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교황은 24일 성탄 전야 미사에서는 “종종 무자비하게 변하는 무관심의 문화”를 비판하며 “공감과 측은지심, 자비로 가득한” 기도를 주문했다.
이날 미사에는 수만여명이 참석했으며, 바티칸을 둘러싼 경비는 평소보다 훨씬 삼엄했다. 지난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바티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와, 경계가 강화됐기 때문이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