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안보센터 “사망자 80% 급감…평화의 시기”
일반인들의 인식과 달리, 오늘날이 과거 수백년간 여느 때에 비해 전쟁 발발회수가 줄고 사망자수도 아주 적은 ‘평화 시기’라고 지적한 보고서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인간안보센터가 18일 발표한 ‘인간안보보고서’는 냉전이 종식된 1992년 이후 지난 13년간 전세계에서 전쟁 등 무력분쟁은 4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같은 시기 1000명 이상 사망자를 낸 대형 분쟁 건수는 70% 이상 급감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1950년 3만8천명이었던 분쟁 한건당 평균 사망자수가 2002년에는 60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분쟁의 양상이 중무장한 강대국간 대규모 무력충돌에서 덜 훈련된 반군과 약한 정부군이 서로 대적하는 저강도 전쟁(내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종교, 인종, 종교적 신념에 따른 집단학살 사망자수도 1994년 르완다 집단학살사건 등 몇몇 대형사건에도 불구하고 정점이었던 1988년에 비해 2001년 80%나 떨어졌다.
국제 분쟁이 절정으로 치닫았던 1991년 이후 지난해까지 새로 시작되거나 재개된 무장투쟁은 28건인 반면, 43건은 종식되거나 억제됐다. 쿠데타 건수(미수 포함)도 2차대전 이후 가장 빈발했던 1963년 25건에서 지난해에는 10건으로 줄었다. 그것도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이 보고서는 “현대전에서 사망자의 90%는 민간인이고, 전쟁의 최대 희생자는 여성이라는 일반인들의 믿음은 대개 부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신화에 불과하다”며 “이 때문에 대중들은 전쟁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이해하는 데 방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분쟁이 크게 줄어든 까닭은 냉전과 식민주의 종언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유엔의 적극적인 개입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그러나 영국 브래드포드대학 국제협력안보센터의 오웬 그린 소장은 “유엔은 분쟁을 방지하기보다는 재발을 막는 데 성공했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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