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재…기술적 문제 검토중”
이란 내부선 핵합의 파기 경고도
사우디, 미국 선택 요구하는 모양새
실제 제재땐 중동정세 파장 불보듯
이란 내부선 핵합의 파기 경고도
사우디, 미국 선택 요구하는 모양새
실제 제재땐 중동정세 파장 불보듯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의 긴장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새로운 경제제재가 임박했다고 밝혀, 향후 중동 정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란이 행한) 가장 최근의 탄도미사일 시험에 대해 제재를 가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직 몇가지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은 지난해 10월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기술 관련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1929호)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란은 자국 탄도미사일이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지난달 31일 미국이 이와 관련해 새로운 경제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국방장관에게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확대하라’고 지시하며 맞섰다.
이란 내에서는 새 경제제재는 핵합의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르면 이달 중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셈이다.
경제제재가 풀려 이란이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던 사우디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사우디의 이번 시아파 지도자 처형 등 이란을 향한 도발이 대외적으로는 이란 핵합의를 강행한 미국에 대한 경고이자 중동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새로운 대이란 경제제재는 이미 지난해부터 준비해 오던 것으로, 이번 사건과는 직접 관련은 없다. 하지만 사우디가 미국한테 자국과 이란 간에 선택을 요구하는 모양새여서 실제 제재가 가해질 경우 어떤 파장을 부를지 미지수다.
한편, 이란 내 강경파인 혁명수비대의 모흐센 카제메이니 사령관은 성명을 내 이란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과 총영사관 공격이 “추악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이며 완전히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강경파가 시위대를 통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의 신호를 국제사회에 보낸 것일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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