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명 경찰·전문가로 특별팀 창설
“테러자금 되는 약탈·밀거래 차단”
“테러자금 되는 약탈·밀거래 차단”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가 주요 회원국과 손잡고 분쟁 지역의 문화재 파괴와 약탈에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이탈리아가 맨 먼저 무장경찰과 문화재 전문가들로 짜인 특별대응팀을 구성했다.
유네스코는 16일 이리나 보코바 사무국장과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세계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태스크포스 창설에 합의하고 서명식을 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문화적 평화유지군’으로 불리는 특별대응팀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화유적과 예술작품의 훼손 위험성 평가 및 상황 파악, 긴급조처 계획 수립, 실무적 감시 감독, 전문가 육성뿐만 아니라 위험에 처한 문화재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송하고 문화재 약탈 및 밀거래와의 싸움도 수행하게 된다.
유네스코는 “(태스크포스의) 주된 목표는 테러집단의 활동자금으로 흘러드는 문화재 약탈과 밀거래를 차단하는 것이다. 문화 보호는 도덕적 책무이자 안보 문제”라며 다른 회원국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예술경찰 30명과 고고학자, 문화재 복원 전문가, 예술사가 30명 등 60명으로 구성된 대응팀은 유네스코의 요청에 따라 문화재 보호 작전에 투입될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슬람국가(IS) 같은 극단주의자들이 약탈 문화재를 밀매해 테러자금을 마련하고 ‘문화 청소’라는 명분으로 중요 문화재들을 파괴하고 있다”며 “앞으로 문화 보호 전략이 테러 격퇴전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테러집단의 자금줄을 끊겠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해 11월 유엔 총회는 유네스코 회원국이 채택한 ‘문화재 보호 및 문화적 다양성 촉진 전략’을 의결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내전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는 지난해 우상을 파괴한다며 이라크의 고대 유적지 하트라의 신전, 앗시리아 제국의 유적지인 님루드의 건축물과 팔미라의 조각상 등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중요 문화재들을 파괴하거나 약탈해 세계의 공분을 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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