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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푸틴·시진핑 매형·사우디 국왕…사상 최대규모 조세회피?

등록 2016-04-04 11:19수정 2016-04-05 10:22

‘뉴스타파’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도피처 프로젝트’ 공동취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뉴스타파’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도피처 프로젝트’ 공동취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뉴스타파 보도 ‘파나마 페이퍼’
푸틴 20억달러 규모 자금 관리
“실명 없지만 자금 흐름 푸틴쪽”
‘부패 척결’ 시진핑도 구설수에
매형이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
메시·성룡 등 톱스타도 이름 올려
전세계 유명 인사들의 돈 세탁 등을 도운 파나마 로펌의 내부자료 1150만건이 폭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등의 명단이 공개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현씨 등 한국인 수백명의 이름도 포함돼 국내외에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4일 세계 각국과 조세회피처에 국외 사무소 40여곳을 운영하는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의 내부 자료 1150만건을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입수해 ICIJ와 함께 탐사보도 프로젝트 ‘파나마 페이퍼스’를 진행한 결과다. 1977~2015년 생산된 2.6 테라바이트(TB) 분량의 문서를 76개국 109개 언론사 소속 376명의 언론인이 지난 1년간 분석했다. 한국 언론 가운데서는 <뉴스타파>가 참여했다.

공동 취재팀은 현재까지 각국의 전·현직 대통령과 총리 12명, 그들의 친인척 61명, 고위 정치인과 관료 128명, <포브스> 선정 세계 500대 부자 순위에 포함된 기업인 29명 등이 역외탈세와 돈 세탁, 검은 돈 은닉 등에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다.

모색 폰세카의 내부 문서를 보면, 세계 각국 정치인과 저명인사들이 조세회피처를 통해 누려온 ‘은밀한 재테크’의 일부가 드러난다. 조세회피처에 회사를 소유했다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이들 중 일부는 대금 지급을 위장하고 서류상 날짜를 소급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해 자금을 세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현직 지도자 가운데 가장 ‘거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푸틴은 미국 정부가 ‘푸틴의 금고’로 지목한 로시야 은행과 친구인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을 통해 20억달러 상당을 관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2011년 2월10일 버진아일랜드의 ‘샌들우드 콘티넨털’(로시야 은행 대표 블라디슬라프 콤티스키 소유)은 키프로스의 ‘호르위치 트레이딩’에 2억달러를 빌려줬다. 이튿날 샌들우드는 호르위치로부터 원금 2억달러와 이자 회수 권리를 단돈 1달러에 버진아일랜드의 ‘오브파이낸셜’로 넘겼다. 이 회사는 이튿날 다시 1달러를 받고 파나마 ‘인터내셔널 미디어 오버시스’(롤두긴 지배)에 권리를 넘겼다. 조세회피처 세 곳, 네 개 회사를 돌면서 하루 만에 2억달러가 ‘세탁’된 것이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문서 어디에도 푸틴의 실명이 언급되지 않지만 자금 흐름은 푸틴 쪽을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그뮌뒤르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는 2009년 의회 입성 당시 부인과 함께 버진아일랜드 회사 ‘윈트리스’를 소유하고 있었다. 귄뢰이그손 총리는 몇 달 뒤 지분을 단돈 1달러를 받고 부인에게 팔았다. 이 회사는 2008년 금융위기로 붕괴된 아이슬란드 은행 세 곳의 채권을 수백만달러어치 보유하고 있었다. 귄뢰이그손 총리는 2013년 총리 취임선서 때는 물론, 정부가 은행 채권단과 협상을 벌이는 동안에도 가족이 채권단의 일부라는 중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뉴스타파’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도피처 프로젝트’ 공동취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뉴스타파’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도피처 프로젝트’ 공동취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부패 척결을 강조해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구설에 올랐다. 시진핑의 매형 덩자구이가 모색 폰세카를 통해 버진아일랜드 회사 2개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북한·이란 등을 지원해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적어도 33개 기업 및 개인도 모색 폰세카의 고객으로 드러났다.

톱스타들의 이름도 빠지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출신 리오넬 메시는 아버지인 호세 호라시오 메시와 함께 파나마에 적을 둔 회사 ‘메가스타 엔터프라이즈’를 소유하고 있었다. 메시는 이 회사의 소유주가 되기 직전 스페인 검찰로부터 500만달러 규모의 탈세 혐의로 기소된 바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다. 홍콩 출신 배우 청룽(성룡)은 모색 폰세카가 관리하는 회사를 최소 6개 소유하고 있었으나, 불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호주 국세청이 자료에서 언급된 호주인 800명을 조사하기로 하는 등 각국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가 관리하는 회사 또는 조세회피처에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몬색 폰세카의 공동 창립자인 라몬 폰세카는 <아에프페>(AFP통신)에 “몬색 폰세카는 한 번도 잘못을 저지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관련기사]
▶“노태우 장남 재헌씨,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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