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애터워피스컷 원주민 소녀 셰리단 후키모는 지난해 10월, 13살의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천식과 당뇨 등 건강문제가 소녀를 괴롭혔고, 친척 20여명이 모여사는 방 두 개짜리 요양시설도 소녀의 삶을 옥죄었다. 인구 2000명의 애터워피스컷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101건의 자살시도가 있었다. 특히, 지난 9일 하루동안 11명이 목숨을 끊으면서 부족 장로회의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정신건강 복지사와 심리치료 전문가 등을 급파했다. 셰리단 후키모의 큰 고모인 재키 후키모-위트는 “새벽 2시에 구급차 소리가 들렸는데, 새벽 3시에 또 구급차 사이렌이 울리니 정말 소름끼쳤다… (자살한) 아이들이 실려가는 소리였다”며 몸서리를 쳤다.
<뉴욕 타임스> 등 외신은 11일 캐나다 원주민 사이에 자살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에는 전체 인구의 4%인 140만명의 원주민이 살고 있다. 이들은 빈곤과 소외에 따른 절망으로 캐나다 평균을 훨씬 웃도는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의 평균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남성은 23명, 여성은 4명인데 반해 원주민은 5~8배인 남성 125명, 여성 35명이다. 특히, 15살 이하 자살률은 캐나다 평균보다 무려 50배나 높다.
또다른 원주민 니시노비 애스키족의 앨빈 피들러 대부족장은 “(원주민) 지역에선 주택, 의료보험, 식수 부족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반응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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