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 발생한 독일 바이에른주 통근열차 충돌사고 현장. AP/연합뉴스
지난 2월 독일에서 일어난 최악의 ‘통근열차 정면충돌’ 사건 당시 철도 배차원이 휴대전화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배차원은 과실치사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을 처지에 놓였다.
지난 2월9일 오전 6시48분께 바이에른주 바트 아이블링 인근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던 통근열차 두 대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기관사 4명과 승객 7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고, 독일 역사상 최악의 열차 사고로 기록됐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과 <가디언>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각) 일 열차 사고를 낸 혐의로 철도 배차원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철도 배차원은 신호 제어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관리·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휴대폰 게임에 정신이 팔려 사고 열차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독일 검찰은 “피의자가 사고 당시 휴대전화로 온라인 컴퓨터 게임에 접속해 사고 직전까지 장시간 게임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독일 철도당국은 업무 중에 휴대폰을 켜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배차원이 주의 분산 때문에 사고 열차들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으며, 이후 실수를 깨달았지만 긴급 호출을 할 때도 잘못된 조합의 무선 기호를 보내 기관사들이 뜻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배차원은 사고 당시 게임을 하던 중이었다고 진술했으나, 주의가 분산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노선은 자동신호시스템으로 정지 신호 지점을 거치는 모든 열차를 일단 정차시키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동쪽 방향으로 달리던 열차의 운행 시간이 지연되면서, 이 열차를 빨리 지나가게 하려고 자동 시스템이 꺼진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배차원의 부주의 이외에 사고의 원인이 될 만한 열차나 신호 시스템의 기술적인 결함이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