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큰 딸인 말리아
“아빠가 굳이 유명한 대학에 갈 필요 없다고 조언했건만…말리아 오바마가 미국에서 가장 까다롭고 인기많은 하버드대를 선택했다.”(<뉴욕 타임스>)
미국 백악관 퍼스트레이디 부속실은 1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큰 딸인 말리아가 내년 가을 미국 명문 사립대인 하버드대에 입학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가을 말리아가 ‘대학 투어’ 때 브라운대 파티에 참석한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출되면서부터 대통령 큰 딸의 대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난달에는 아버지와 딸이 함께 캘리포니아를 방문하면서 스탠퍼드대에 입학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30일 밤 말리아가 ‘하버드 2020’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진이 나돌면서 하버드행이 유력해진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컬럼비아대를, 미셸 오바마는 프린스턴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지만, 둘 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하지만 오바마는 지난해 가을 “말리아에게 ‘특별한 학교에 가야한다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지 마라. 명성이 있고 유명한 일류대학에 들어간다고 네가 거기서 훌륭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뉴욕 타임스>는 이날 “아버지 오바마 대통령의 조언은 그쯤하기로 하자”며 말리아의 ‘하버드 선택’ 사실을 전했다.
말리아는 대학 입학 전에 1년간의 ‘갭 이어’를 가질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고교 졸업 뒤 대학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여행 등 경험을 하는 게 드물지 않은 일이다. 말리아는 대통령 딸로서 받아왔던 언론과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말리아는 갭 이어 덕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인 첼시 클린턴이 스탠퍼드대에 입학할 때 받았던 과도한 스포트라이트도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첼시는 아버지가 현직 대통령이던 1997년 대학에 진학했고, 대통령 부부가 딸을 처음으로 등교시키던 날 200여명의 취재진이 스탠퍼드대 앞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십수명의 무장 경호원이 주차장에 있는 차를 조사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오바마는 내년 1월 임기를 마치기 때문에, 말리아가 내년 가을 입학한다면 과도한 경호 및 취재 열기는 피할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하버드대는 전통적으로 대통령 자녀들이 진학을 많이 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하버드대 출신인 존 퀸시 애덤스·에이브러햄 링컨·시어도어 루스벨트·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아들들과 존 에프 케네디의 딸 등이 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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