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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스타 셰프와 베트남서 ‘분짜’ 먹방

등록 2016-05-24 15:49수정 2016-05-24 15:53

미국, 베트남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해제 발표 날
베트남 대표 서민음식 먹는 모습 으로 ‘친밀감’ 극대화

베트남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저녁 하노이의 서민식당에서 미국의 한 스타 셰프와 쌀국수 요리 ‘분짜’ 먹방을 촬영했다.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조처 전면 해제를 발표한 역사적인 날, 베트남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을 먹는 모습을 연출해 친밀감을 극대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시엔엔>(CNN)의 음식 여행 프로그램 ‘파츠 언노운’(Parts Unknown)의 진행자인 요리사 앤서니 부르댕과 하노이의 식당 ‘분짜 흐엉 리엔’에서 간단한 저녁식사를 했다. 베트남 방문 공식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오는 9월 <시엔엔>에서 방영될 예정인 이 프로그램의 시즌8을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을 보면, 오바마는 부르댕과 파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맥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으며, 아시아 순방의 목적과 베트남 사람들과 음식, 문화에 대해 한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시엔엔>은 “감정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던 오바마에게 잠깐의 휴식을 허락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찾은 ‘분짜 흐엉 리엔’ 식당은 하노이 중심가 하이바쯔엉구의 팜딩호 거리에 있는 대표적인 서민식당으로 쌀국수의 일종인 분짜를 전문으로 한다. 분짜는 하노이 등 북부 지역의 대표적인 요리다. 분이라는 쌀국수를 국물에 담갔다가 꺼내먹는데, 국물은 생선 액젓인 느윽맘으로 새콤달콤한 맛을 내고 숯불에서 막 구워낸 고기 완자도 넣다. 다른 베트남 국수 요리들처럼 신선한 생채소도 함께 곁들여 먹는다. 가격대는 1인당 1000~2000원선으로, 이날 오바마와 부르댕의 밥값은 6달러(약 7100원)가 나왔는데 부르댕이 계산했다. 부르댕은 트위터에 “키 작은 플라스틱 의자, 싸지만 맛있는 국수, 차가운 하노이 맥주”라는 코멘트와 함께 오바마와 함께 한 저녁식사 사진을 올렸다.

이미 베어 그릴의 극한 생존쇼인 ‘러닝 와일드’(running wild) 등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방송 출연 자체는 그리 생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과 베트남이 1975년 베트남전 종전 이후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이룬 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의 서민식당에 ‘출몰’한 것은 베트남 시민들에게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억되리라 분석된다.

이날 저녁 미국 경호팀과 하노이 경찰이 분짜 흐엉 리엔이 있는 거리를 폐쇄했다. 하지만 식당 근처에 있던 인파가 몰려들어 역사적인 장면을 찍기 위해 쉴새없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오바마 대통령은 악수를 청하는 시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인사했고, 시민들은 오바마 대통령 일행의 차량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줬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식당 주인 응우옌티리엔은 <아에프페>(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오바마)가 우리 식당에 나타나 가족 모두가 놀랐고, 꿈 속에서조차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오바마는 친절했고, 미소를 지었고, 쾌활했고, 모두에게 인기가 있었다”며 미국 대통령에 대한 최대치의 호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이 쌀국수집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5년 종전 이후 처음으로 2000년 11월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빌 클린턴 대통령도 남부 호치민시 중심가에 있는 쌀국수 전문점 ‘포 2000’을 찾은 바 있다. 이후 ‘포 2000’은 세계적인 쌀국수 전문 체인사업체로 부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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