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자살폭탄 테러 공격이 일어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주변으로 부상자들을 실어나르기 위한 구급차들이 어지럽게 늘어서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터키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적어도 36명이 숨졌다. 100여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해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터키 경찰은 이번 테러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보고, 사고 수습과 테러범의 신원과 테러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유럽 내 3위, 세계 11위 규모의 대형 국제공항인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28일(현지시각) 저녁 9시30분께 발생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베키르 보즈다 터키 법무장관은 “테러리스트 1명이 국제선 터미널 입구에서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총격을 가한 후 자폭했다”고 밝혔다. 터키 경찰은 용의자 3명이 이번 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폭발 당시 공항에 있었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관광객은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출국장에 도착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총 소리가 들렸다”며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성이 손에 총을 쥐고 공항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다른 공항 관계자는 테러범들이 공항 터미널 입구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은 뒤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전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괴한들이 공항 입구의 보안 구역에 들어가기 전 자폭했다며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항 현장을 찍은 영상에는 공항 이용객들 뒤로 폭발로 인한 강한 화염이 보이며, 테러 용의자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칼라시니코프 소총이 공항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진도 공개됐다.
아타튀르크 폭발 당시 현장 상황. 출처 유튜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 발생 뒤 성명에서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기간에 이러한 테러가 난 것에 대해 규탄한다”며 “테러 공격은 신념이나 가치와는 상관없이 일어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제 사회가 터키와 함께 테러에 대응해 나갈 것을 요청했다.
외국 정부들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테러를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3월 브뤼셀의 자벤템 국제 공항에서 비슷한 테러 공격을 겪은 벨기에의 샤를 미셸 총리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폭력의 잔악함을 비난한다. 벨기에는 이스탄불 공항 테러 희생자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정확하게 어느 단체에서 테러를 저지른 것인지 알아보고 있다”며 “이러한 테러는 일상적인 공포이며, 이 때문에 국가간 장벽 없이 폭력적인 행위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터키에서는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PK)과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잇따르고 있으며, 이번 테러는 올해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 중 네 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7일 이스탄불에서 쿠르드 반군의 소행으로 추장되는 차량 폭탄 테러가 일어나 경찰 7명과 민간인 4명이 숨졌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