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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영 언론 “태영호 망명, 마치 스릴러 소설같아”

등록 2016-08-21 12:09

고위 소식통 인용해 태 공사 망명 과정 전해
두달 전 영국 정보기관과 골프장에서 접촉
부인도 북한 귀국 불안해하자 탈북 결심한듯
미국 정보기관도 개입…독일 거쳐 한국행
2014년 11월3일 <아에프페티비>(AFPTV)가 영국 런던의 북한 대사관 안에서 찍은 태영호 공사의 모습. 태 공사는 지난 17일 국내 입국 사실이 알려졌다. 런던/AFP 연합뉴스
2014년 11월3일 <아에프페티비>(AFPTV)가 영국 런던의 북한 대사관 안에서 찍은 태영호 공사의 모습. 태 공사는 지난 17일 국내 입국 사실이 알려졌다. 런던/AFP 연합뉴스
지난 17일 국내 입국 사실이 알려진 주영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가 영국과 미국 정보당국의 협조 아래 독일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10년간 영국에서 일했던 태영호 공사의 탈북 과정을 상세히 전하며 “태 공사의 망명은 마치 스릴러 소설처럼 긴박했다”고 전했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고위 소식통의 말을 빌려, 태 공사의 아내인 오혜선의 불안감이 태 공사의 망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태 공사는 탈북을 결정하기 약 두 달 전 영국 왓포드 지역의 한 골프장에서 영국 정보기관 담당자들과 처음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평양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소식통은 아내인 오혜선 역시 태 공사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었으며, 이것이 태 공사가 망명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고 전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로부터 약 2주 뒤 태 공사가 망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사실을 미국 정보당국에 알렸다. 소식이 알려진 뒤 미국에서 소수의 고위 관계자들은 태 공사의 망명을 논의하기 위해 영국으로 향했으며, 태 공사는 망명지를 선택할 수 있는 ‘백지수표’가 주어졌음에도 망명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신문은 “모든 과정이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됐음에도, 불과 열흘 만에 한국에서도 ‘유럽의 한 국가에서 망명이 긴급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태 공사와 아내, 26살과 19살인 두 아들 등 4명은 한국 입국을 위해 영국 공군 BAe 146기를 타고 영국 옥스퍼드셔의 브라이즈 노튼 공군 기지에서 이륙했다. 비행기에는 영국과 미국 외교 관계자 7명이 함께 타고 있었다. 30명이 탑승할 수 있는 비행기가 이륙하자 타이푼 전폭기 2대가 비행기를 호위했다.

비행기가 독일로 향하는 동안 태 공사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은 서한에 사인했으며, 이 서한을 총리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같은 시간 태 공사의 작은 아들인 태금혁은 영국의 친한 친구에게 자신이 갑자기 사라지게 된 이유를 담은 편지를 썼다. 태금혁은 학교에서 에이(A) 성적을 받는 수재였으며,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신문은 “태 공사의 아내인 오혜선은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 영국 상점인 ‘마크앤스펜서’에 들르길 원했다”며 “영국을 떠나기 전에 좋아하던 물건들을 사가고 싶어 했다”고 했다.

비행기가 이륙한 지 두 시간만에 독일의 람스타인 미 공군기지에 착륙했으며, 태 공사의 가족들은 이 곳에서 다른 항공기로 갈아타 서울로 향했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영국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태 공사가 평양에 돌아가는 것을 포함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흥미롭게도, 아내가 같은 걱정을 함께 하고 있었다는 것이 망명을 결정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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