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한 건설사가 개관한 주상복합주택 견본주택 전시관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은 세계에서 10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연합뉴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대도시들의 집값이 폭등하면서 소득 대비 집값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소득 대비 집값이 가장 비싼 10대 도시 중 7곳이 아시아에 집중됐으며, 서울은 10위에 올랐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최근 공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도시 집값 평가’ 보고서를 보면, 세계에서 가처분 소득 대비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는 홍콩이었다. 이어 인도 뭄바이와 중국 베이징, 상하이가 각각 2∼4위를 차지했다. 이들 도시에선 중위 소득을 벌어들이는 가계가 90㎡(27평) 아파트를 사려면 3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에선 중위 소득 가구가 평균 가격 수준의 집을 사려면 20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 일본 도쿄, 싱가포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이 가처분소득 대비 집값 비싼 도시 5~9위를 차지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8년새 인도 델리와 뭄바이의 집값은 각각 220%와 150%나 치솟았다. 홍콩 집값도 2009년 이후 160% 뛰었으며,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집값은 지난해에만 10월까지 30% 오르는 과열 조짐을 보였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톈지에허는 “저금리로 인해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타이 등 아시아 지역에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미국보다 더 높아졌다”며 “앞으로 미국 금리인상으로 아시아 지역 금리가 상승하면 주택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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