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양자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카메라 앞에서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함부르크/ AFP 연합뉴스
“푸틴과 사이버보안대를 협력하는 건 아사드(시리아 대통령)와 ‘화학무기기구’ 협력을 하는 것과 같다.”(마코 루비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이버보안대’ 창설 문제를 협의한 사실을 공개했다가,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으로부터도 뭇매를 맞았다. ‘여우한테 닭장을 맡겼다’는 조롱이 잇따르자 트럼프는 하루 만에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꼬리를 내렸다.
트럼프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푸틴과 양자회담을 하면서 사이버보안대 창설 문제를 협의했다. 트럼프는 9일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나는 선거 해킹과 다른 많은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할 수 있도록, 뚫을 수 없는 사이버보안대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자랑했다. 러시아가 해킹 등을 통해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짙은 가운데, ‘러시아 내통 스캔들’의 당사자인 트럼프가 참 눈치 없는 트위트를 올린 셈이다.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러시아는 사이버보안대와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라며 “만약 그것이 우리 선거 시스템 방어를 위한 최선이라면 차라리 우리의 투표함을 모스크바에 메일로 보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가장 멍청한 아이디어에 매우 가깝다”고 날을 세웠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도 “(미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를 처벌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국 관계를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언론에 나와 대통령의 구상을 옹호하려 안간힘을 썼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시엔엔>(CNN)에서 “우리는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고 앞으로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뢰하지 않는 자들을 가까이 두면 그들을 감시하고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작 당사자인 트럼프는 10일 ‘해명’ 트위트에서 “푸틴 대통령과 사이버보안대에 관해 논의했다고 해서 그것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럴 수는 없지만 (시리아) 휴전은 할 수 있다”며 사실상 미-러 사이버보안대 구상을 철회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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