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언론인 팔라크 샤르마가 ‘#신데렐라전혀아님’(AintNoCinderella) 캠페인에 동참하며 트위터에 올린 사진
지난 8일부터 인도 여성들이 한밤중에 집 밖에서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이 성폭력 피해 여성이 밤에 집 밖에 있었던 게 문제라며 모욕한 데 항의하는 캠페인의 일환이다.
인도 찬디가르주에서 디제이로 일하는 바르니카 쿤두는 지난 4일 밤 퇴근길에 성폭행당할 뻔했다. 두 남성이 차를 타고 쿤두의 차를 쫓아왔다. 쿤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도움으로 간신히 납치 위기에서 벗어났다. 쿤두는 페이스북에 “성폭행·살해 당한 뒤 배수로에 버려지지 않았다”며 경찰의 빠른 조처에 감사하는 글을 올렸다.
스토킹·음주운전·납치미수 혐의로 체포된 두명 가운데 한명은 집권 인도인민당(BJP)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었다. 쿤두의 페이스북 글을 읽은 여당 정치인 람베르 바티는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그 소녀는 밤 12시에 밖에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피해자 탓을 했다. 그는 <타임스 오브 인디아> 인터뷰에서도 “부모들이 자녀를 보호해야 한다. 밤에 집 밖에서 어슬렁거리도록 허락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에스엔에스 담당자인 디비아 스판다나는 밤에 밖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에 ‘#신데렐라전혀아님(AintNoCinderella)’ 해시태그를 달아 트위터에 올리며 캠페인을 독려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수천명이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에 반기를 들면서 에스엔에스에 사진을 올렸다. 스판다나는 <비비시>(BBC)에 “여성은 왜 밤에 밖에 나가면 안 되나? 바티 같은 사람이 왜 우리 통금시간까지 정해주나? 정말 퇴행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프라나브 무케르지 전 대통령의 딸 샤르미스타 무케르지 의원은 트위터에 “내가 만일 밤 12시 이후 밖에 있더라도 성폭행당하고, 성추행당하고, 쫓길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언론인 팔라크 샤르마는 밤늦게 술을 마시며 카메라를 향해 윙크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의 대담한 사진을 칭찬하는 메시지만큼이나 협박도 쏟아졌다. 그는 “(협박한 사람들은) 나를 성매매 여성, 난잡한 여자로 부르기도 했다”며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고 밤에 집에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