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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바르셀로나서 차량테러 14명 사망…“인파 속 지그재그 돌진”

등록 2017-08-18 17:07수정 2017-08-18 22:47

상점·식당 밀집한 1.2km 거리 질주
최대한 사상자 늘리려 한듯
34개국 관광객 등 100여명 다쳐

용의자 4명 체포·운전자는 도주
현지 언론 “18세 모로코 출신이 운전”

IS, 증거는 제시 않고 배후 자처
몇시간뒤 인근 도시서도 차량테러
주택 폭발사고도…동시다발 테러 추정
이번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관광지 라스람블라스가 차량 테러 표적이 됐다. 17일 오후 5시(현지시각)께 승합차가 인도로 돌진해 발디딜 틈 없는 인파 속을 지그재그로 헤집고 다녔다. 여름 휴가철 늦은 오후 느긋하게 명소를 거닐던 34개국 관광객 1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17명은 중태다. 몇시간 뒤 인근 캄브릴스에서도 승용차 연쇄 테러로 경찰관 1명을 포함해 7명이 부상당했고, 2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오후 5시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관광지 라스람블라스에서 승합차가 인파 속으로 돌진해 1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당한 가운데, 한 남성이 거리에 쓰러져 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피해자를 돕고 있는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사진.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17일 오후 5시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관광지 라스람블라스에서 승합차가 인파 속으로 돌진해 1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당한 가운데, 한 남성이 거리에 쓰러져 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피해자를 돕고 있는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사진.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라스람블라스는 카탈루냐광장부터 콜럼버스 기념비까지 약 1.2㎞가량 이어진 가로수길이다. 상점과 술집,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어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테러범은 최대한 사상자를 늘리려고 지그재그로 차를 몰았다. 목격자 조르디 라파라가 <에이피>(AP) 통신에 설명한 당시 상황에서도 잘 드러난다. “처음엔 사고인 줄 알았다. 차가 사람 10여명 정도를 들이받고 멈춘 것 같았다. 그러더니 왼쪽으로 방향을 틀고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테러 공격이라는 걸 깨달았다. 범인은 이쪽저쪽으로 지그재그로 움직여 사람들이 도망갈 데가 없었다.” 택시 운전사 오스카르 카노도 “흰색 승합차가 갑자기 인도 중심으로 500야드(457m)가량 돌진했다”며 “차량이 사람들을 표적으로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움직였다”고 전했다.

차량이 멈춘 직후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여기저기 숨진 듯 쓰러져 있는 사람들과 흥건한 핏자국,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참혹한 모습이다. 네덜란드 관광객 타마라 위르헌은 친구와 옷가게를 구경하다 테러를 목격했다. 그는 “가방을 내던지고 꼭대기층으로 뛰어올라갔다”며 “(건물에서) 뛰어내려야 할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용의자 무사 우카비르.
용의자 무사 우카비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번 사건을 “지하드 테러리즘”으로 규정했다.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사건 직후 선전 매체 <아마크> 통신을 통해 배후를 자처했으나, 이를 입증할 근거는 대지 않았다.

경찰은 라스람블라스 테러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 한 명은 모로코 출신이고,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멜리야 출신도 있다. 스페인 언론은 드리스 우카비르라는 이름의 이 모로코 출신 남성이 경찰에 자진 출석해 동생이 자신의 신분증을 가지고 차를 빌렸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드리스의 동생 무사(18)가 차량 두 대를 빌렸으며, 경찰이 그를 차량 운전자로 보고 추적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차량은 바르셀로나 외곽에서 발견됐으며, 도주용으로 준비한 것 같다고 전했다.

라스람블라스 테러 몇시간 뒤 바르셀로나에서 남쪽으로 120㎞가량 떨어진 캄브릴스에서도 아우디 승용차를 이용한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경찰은 검거 작전 끝에 용의자 5명을 사살했다.

경찰은 전날인 16일 밤 바르셀로나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알카나르의 한 주택에서 벌어진 폭발 사건도 이번 테러와 연관됐다고 보고 있다. 이 폭발로 1명이 숨지고 최대 16명이 다친 것으로 보도됐다. 집 안에는 프로판과 부탄이 채워진 병이 가득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각국 지도자들의 위로와 연대의 성명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르셀로나 테러 공격을 규탄한다”며 “도움이 필요하면 무엇이든 돕겠다. 더 강인해져야 한다.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라호이 총리와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18일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카탈루냐광장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왼쪽 세번째)와 펠리페 6세 국왕(″ 네번째)이 18일 차량 테러가 발생한 라스람블라스 거리와 붙어있는 카탈루냐광장에서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왼쪽 세번째)와 펠리페 6세 국왕(″ 네번째)이 18일 차량 테러가 발생한 라스람블라스 거리와 붙어있는 카탈루냐광장에서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라스람블라스 사상자들 중에는 프랑스 국적자 26명을 포함해, 벨기에·독일·중국 등 34개국 국민들이 포함됐으나 한국인 피해자는 없다. 외교부는 18일 “주스페인대사관이 사건 발생 직후 담당 영사를 현지에 급파했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전정윤 김지은 기자 ggum@hani.co.kr

18일 라스람블라스 거리 모습.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18일 라스람블라스 거리 모습.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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