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소시지가 그릴에서 구워지고 있는 모습.
‘살충제 달걀’ 진원지인 유럽에서 이번에는 ‘E형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 파문이 일고 있다.
<더타임스>와 <미러> 등 영국 언론은 21일 네덜란드와 독일산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와 햄을 통해 영국인들이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국민보건서비스(NHS)는 수입 돼지고기로 인해 E형 간염에 감염되는 영국인이 한해 15만~20만명이라고 추산한다. 특히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는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2010년 368명에서 2016년 1243명으로 급증했다. 영국공중보건국(PHE)이 2014년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감염자 60명의 쇼핑 습관 등을 추적 조사한 결과, 한 슈퍼마켓에서 판매된 돼지고기 가공 식품이 공통분모로 확인됐다. 이 슈퍼마켓에서 판매된 자체 브랜드 소시지와 햄이 E형 간염 바이러스와 상당한 연관성을 보였는데, 주로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만든 제품이었다.
영국공중보건국은 20일 문제의 업체 이름을 ‘슈퍼마켓 엑스(X)’로 익명 처리해 발표했으나, 언론에서 대형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라고 실명을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보건당국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며 분노하는 여론이 조성됐다. 테스코는 보도 내용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이번 연구가 오래전에 소수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E형 간염의 정식 명칭은 HEV G3-2다. 간경변과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경우가 많다. 다만 최대 2% 정도는 간부전 및 신경손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식품기준청(FSA)은 돼지고기 및 그 가공 식품의 경우 반드시 분홍빛이 사라질 때까지 충분히 익혀 먹으라고 당부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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