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추세대로라면 지구촌에서 남녀가 경제적 평등을 누리기까지 두 세기가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은 2일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7’를 인용해, 임금과 고용 기회 등 경제적 기회에서 남녀 평등을 이루려면 앞으로 217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경제적 성평등 해소에 17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세계경제포럼이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래 처음으로 전년보다 성별 격차가 벌어지면서 이 기간이 무려 47년 늘었다.
남녀의 경제적 불평등의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이 가사와 돌봄, 자원봉사 등 무임금 노동을 하는 경우가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가령 인도의 경우 전체 여성 중 66%가 무임금 노동을 하고 있다고 세계경제포럼은 분석했다. 인도 남성의 경우 무임금 노동 비율이 12%에 그쳤다. 이런 현상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무임금 노동 비율은 남성이 32%, 여성이 56.7%다. 미국은 남성 31.5%, 여성 50%다.
임금 격차도 상당하다. 지구촌 여성의 연간 평균 임금은 1만2000달러인 반면, 남성은 2만1000달러다.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144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적 기회, 교육 성과, 건강과 생존, 정치 참여 등 4개 부문에서 성별 격차를 수치화해 분석하고 순위를 발표한다. 4개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성평등을 이루려면 100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83년이었다. 세계경제포럼은 “성 격차 보고서 발간을 시작한 2006년 이후 매년 나타난 느리지만 꾸준한 진전이 멈췄다”고 우려했다.
나라별 성평등 1위는 9년째 아이슬란드가 차지했다. 2·3위도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차지해, 북유럽 국가의 성평등 수준이 높다는 점이 새삼 확인됐다. 여성 의원 비율이 61%나 되는 아프리카 르완다가 4위이고, 미국은 49위에 머물렀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여성들이 가장 심각한 성차별을 받고 있는데, 예멘(144위), 파키스탄(143위), 시리아(142위)가 최하위권이다.
한국은 118위로 중국(100위)이나 일본(114)보다 낮고, 지난해(116위)보다 두 단계 떨어졌다. 한국과 성평등 수준이 비슷한 나라는 아프리카 튀니지(117위)와 감비아(118위)다. 한국의 부문별 순위는 보건 84위, 정치 참여 90위, 교육 성과 105위, 경제 기회 121위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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