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산업 10대 트렌드
도심 가까운 아파트·안방 같은 백화점·특정계층 겨냥 라디오...
월스트리트저널 ‘10대 산업 10대 트렌드’ 보도
월스트리트저널 ‘10대 산업 10대 트렌드’ 보도
아파트에 다시 사람들이 몰린다. 기왕이면 도심에 가까울수록 인기를 끈다. 백화점은 안방처럼 매장을 꾸미고, 슈퍼마켓은 식품 진열대를 중앙에 배치한다. 택배회사는 물건을 받을 주소를 잘못 쓴 고객에게 추가요금을 물린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흐름을 잘 타야 한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르고, 고객의 취향이 급변하는 업종에선 더 그렇다. <월스트리저널>은 21일 인터넷판에서 소매·주택·광고·증권·철강 등 ‘10대 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요 흐름을 분석해 소개했다. 핵심은 생활양식 변화에 맞춰 각 부문에서 고급화·대형화·전문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소매업은 고급화= 소매업에선 중산층과 부유층을 겨냥한 고급화 전략이 화두다. 할인쿠폰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곳은 이제 경쟁력이 없다. 메이시 백화점은 매장을 넓고 탁트이게 개조하고, 드레싱룸에는 텔레비전까지 갖췄다. 백화점마다 여성 고객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센터를 두는 게 유행이다. 이 센터의 60%가 2000년 이후 등장한 것이다. 최근엔 인공암벽을 설치하고 사냥법을 알려주는 엔터테인먼트형 매장이 늘고 있다.
유기농 먹거리 맨앞 배치
잡화점들도 유기농 먹거리를 중심으로 매장을 바꾸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들은 매장 구석으로 내몰린다. 아예 식사를 판매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렇게 먹거리 중심으로 진열대를 바꾼 곳들은 지난해 식료품 매출이 31.9%나 증가했다. 약국에서도 더 많은 식품을 전시하는 추세다. 식품은 건강에 부쩍 관심이 커진 고객들의 발길을 끄는 데는 그만이다.
아파트 다시 각광= 생활양식의 변화는 공동주택을 부활시키고 있다. 집을 지을 공간이 부족하고, 출퇴근 비용이 늘어나면서 도심 근처의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에서 지난해 공동주택 구입은 14% 증가했으나, 단독주택 구입은 6.9% 하락했다. 단독주택의 크기도 30년 전보다 30% 이상 줄었다. 미국 주택업계는 이를 미국의 유럽화로 부른다.
택배업체들은 서비스를 세분화해 각기 다른 요금을 부과할 태세다. 페덱스는 물건을 받는 곳이 주거지역이면 2달러를 추가로 요구하고, 변두리면 다시 2달러를 덧붙인다. 한낮에 집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물건을 되갖고 오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유피에스는 주소를 잘못 쓰면 10달러의 ‘벌금’을 물린다.
금융업계에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다. 증권업계는 기업의 회계부정을 감시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어느 때보다 관심을 쏟고 있다. 벤처캐피털들은 과거처럼 인터넷이나 생명과학 분야의 벤처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고유가에 맞설 수 있는 대체에너지 분야의 좀더 성숙한 기업에 눈독을 들인다.
도심근처 아파트 인기 부활
부활하는 라디오= 철강업계는 국적을 초월하는 대형화와 소재 개발로 활로를 찾고 있다. 철강기업은 이제 더는 국적에 매이지 않는다. 1980년대 세계 철강생산량의 60%를 차지했던 국영기업 비율은 지난해 40%로 떨어졌다. 우주선용 합금, 지붕재, 부엌용품 개발 등 새로운 사업영역 개척도 활발하다. 최근엔 맥주뿐만 아니라 포도주 용기도 알루미늄 캔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라디오는 특정 계층을 겨냥한 전문화로 인터넷과 비디오게임 등 이른바 뉴미디어에 대항하고 있다. 올해 초 개국한 더블유에이치에프에스(WHFS)는 스페인 노래만을 내보낸다. 이 같은 스페인어 전문 라디오 방송국은 708곳에 이른다. 이들 전문화된 라디오 방송은 온라인 사이트의 전자상거래와 회원제 오프라인 클럽 운영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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