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복종하라.” “가정폭력을 당해도 맞서지 마라.” “세명 이상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져 정액이 섞이면 독이 돼 죽을 수 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여성은 도덕성을 상실한다.”
21세기 교육 내용이라고 믿기 힘든 내용을 여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중국 사회에서 큰 파문을 일으킨 랴오닝성 푸순의 전통문화학교가 결국 문을 닫았다고 <환구시보>가 3일 전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년간 “전통 여성 가치를 가르친다”는 전통문화학교들이 우후죽순 개교했다. 이런 학교들은 “여성은 아버지와 남편과 아들한테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한다. 푸순 전통문화학교 역시 2011년께 문을 열었고, 푸순시의 정식 인가를 받았다고 학교 쪽은 주장한다. 푸순시 당국은 중국 국영 라디오를 통해 “설립 허가를 받았을 뿐, 학생 등록 승인은 받지 않은 기관”이라고 해명했다.
이 학교는 여성들에게 ‘전통 중국 가치’의 필요성을 가르친다고 표방해왔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전통이라기 보다는 노골적이며 비합리적인 성차별 세뇌에 가깝다. 중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피어 비디오에 올라있는 영상을 보면 이 학교 학생들은 집안일을 위해 새벽 4시30분에 기상해야 한다. 여성들이 맨손으로 마루를 닦거나 화장실을 청소하는 장면도 등장한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한 여성은 “내가 여성의 가치와 복종을 배우길 원한 남편이 나를 그곳에 보냈다”고 말했다. <비비시> 방송은 “이 논쟁적인 학교에서 가르친 ‘조언’ 가운데는 (남편한테) 혼날 때 절대 다투지 말고, 절대로 이혼하지 말라는 내용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남편이 무엇을 요구하든 아내의 대답은 ‘예, 알겠습니다’여야 한다”거나 “여성은 직업을 찾으려 해선 안 되고 (남성) 아래 머물러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차씨 성을 가진 한 직원은 <환구시보>에 “전통문화학교는 7~8년 전 문을 열었고 무료다. 여기서 교육받은 사람들은 항상 우리한테 고마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이 학교의 교육이 퇴행적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통 문화를 더럽혔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