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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체첸 ‘스트롱맨’ 페북 계정 삭제는 정당한가?

등록 2017-12-29 14:27수정 2017-12-29 20:23

페이스북, 미 경제 제재 대상 체첸 대통령 페북·인스타 폐쇄
제재 대상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계정 그대로…“자의적 해석”
“경제 제재법 근거로 표현의 자유 침해” 미국서도 비판 목소리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레믈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레믈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자치공화국인 체첸공화국의 람잔 카디로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팔로어 400만명에게 예고 없는 ‘비보’가 전해졌다. 덥수룩한 턱수염을 기른 ‘스트롱맨’이 고양이를 어루만지는 사진, 역기를 드는 사진, 혹은 러시아의 더 강한 ‘스트롱맨’(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한 절절한 충성시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소식이다. 페이스북이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에 포함된 카디로프 대통령의 자사 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했기 때문인데, 표현의 자유 침해와 자의적인 계정 삭제 기준을 놓고 다양한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8일(현지시각) 카디로프 대통령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이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0일 미국 재무부가 ‘마그니츠키 인권 책임 법’에 근거해 고문·납치·살해 등 인권 탄압 혐의를 받는 카디로프 대통령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지 사흘 뒤 이뤄진 조처다. 페이스북은 “카디로프의 계정은 미국 제재 리스트에 오른 당사자가, 혹은 그를 대표로 해서 관리되는 계정으로 확인됐다”며 “페이스북은 이런 계정들이 작동하지 않게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카디로프 대통령의 인권 탄압 혐의와 별개로 페이스북의 자의적인 계정·게시물 삭제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일례로 카디로프에 앞서 같은 제재 명단에 포함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각료들의 페이스북 계정은 여전히 활성 상태다. 미 재무부는 지난 7월 “베네수엘라인의 뜻을 무시한 독재자”라며 마두로 대통령 등을 제재했고, 마두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방송으로 자신의 정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페이스북에는 계정·게시물 삭제와 관련한 종합적인 근거 규정이 없다”며 “대신 혼동을 야기하는 ‘커뮤니티 표준’과 알고리즘, 사용자에 대한 부적절한 보고에 (삭제 여부 결정을) 의존하는데,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르는 것은 커뮤니티 표준 위반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이 경제 제재를 목적으로 하는 법에 근거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했다는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나온다. 미국시민자유연합 연설·사생활·기술 프로젝트의 제니퍼 스티사 그래닉 변호사는 “이 조처는 제재가 의도한 대로 상거래나 자금을 차단하는 것 이외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위험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연설을 억제하는 데 (제재를) 사용하고 있다”며 “정말 문제”라고 우려했다.

카디로프는 27일 트위터에 “여기 페이스북과 미 재무부에 대한 내 질문이 있다”며 “당신들이 칭송하는 민주주의와 정보를 받을 시민권은 어디 있나? 400만명의 팔로어는 아무것도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서도 “페이스북이 정치적으로 계산된 결정을 내리면서 공식적으로는 워싱턴으로부터 독립한 것처럼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 삭제 이후 카디로프는 자국 소셜미디어 밀리스토리에 계정을 개설했다. 이밖에 카디로프의 러시아의 인기 소셜미디어 브이케이(VK) 계정은 57만5000명의 팔로어가 있으며, 트위터 계정은 41만8000명의 팔로어가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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