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3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때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1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석유시장에서 3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0.09% 오른 배럴당 69.26달러로 마감했으며, 장중에 70달러를 넘기도 했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보다 0.36% 오른 배럴당 63.8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64.7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브렌트유와 텍사스유 모두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북미에서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난방용 기름 등 에너지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여러 이유로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유가가 치솟고 있다.
우선 전세계 산유량의 40%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지난해 12월 합의했다. 수하일 마즈루아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에너지장관은 이날 아부다비 회의에서 “11월 오펙 회의에 참석한 모든 국가가 올해 1년간 계속 합의를 준수할 것”이라며 “석유 시장이 다시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의 정세 불안과 핵·미사일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대립도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은 “11일 유가 급등은 미국의 석유 재고량의 충격적인 감소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미국 원유 재고량은 8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5일 기준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4억1955만배럴로 전주 대비 500만배럴 감소했다. 북미 지역 한파로 인한 기계 가동 중단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유가가 조만간 80달러 선까지 오르리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 뉴스>는 시티그룹이 9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유가가 70~80달러 선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과 북한, 이들 국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이 유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이라크·리비아·나이지리아·베네수엘라 등 다른 산유국 정세도 석유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폴 호스넬 스탠더드차터드은행 원자재 연구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모든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현재의 유가 랠리를 지지하고 있으며 랠리는 좀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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