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알제리 보우파리크 공군기지를 떠난 뒤 사고가 발생한 일루신 Ⅱ-76 군용기의 2004년 3월 모습.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알제리에서 군용기가 추락해 257명이 숨지는 북아프리카 역사상 최악의 비행기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오전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보우파리크 공군기지에서 군인들을 태운 일루신 Ⅱ-78 군용기가 이륙 직후 추락했다. 알제리 국방부는 군인과 가족 247명, 승무원 10명 등 25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알제리 군 당국은 아직 추락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알제리 남부 틴도프로 가려던 사고기에는 서사하라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폴리사리오 해방전선 소속 26명이 포함돼 있었다. 틴도프는 모로코의 영토 합병으로 인해 서사하라에서 넘어 온 난민들 수천명이 머물고 있는 지역이다. 서사하라에서는 스페인 식민 지배가 끝난 1970년대 중반 이래 영토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식민통치에 저항하던 원주민 사흐라위족으로 구성된 폴리사리오 해방전선이 사하라 아랍 민주 공화국을 수립했으나, 모로코는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알제리 정부는 폴리사리오를 지원하고, 틴도프 주민 대부분은 폴리사리오를 지지한다.
현지 텔레비전은 앰뷸런스 14대가 사고 현장에 출동해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전했다. 민간 구조대 관계자는 <에이피>(AP) 통신에 “일부 탑승자들은 기체 화재로 인해 심한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농업지대로 다행히 민간인 거주자는 없었다.
알제리에서는 2014년에도 미국산 군용기가 추락해 군인과 가족 77명이 숨지고 1명만 살아남은 적이 있다. 종전까지 알제리 최악의 비행기 사고는 2003년 남부 타만라세트에서 발생했는데, 민간 항공기가 활주로 끝에서 충돌해 102명이 숨지고 1명이 생존한 바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