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역사가 새로 쓰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은 순간. 미국 <시엔엔>(CNN), 영국 <비비시>(BBC),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각국 대표 뉴스 채널이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서 벌어진 이 ‘역사적 만남’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외신들은 누리집 머리기사로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두 정상의 첫 악수, 발언, 이어진 회담 내용을 전 세계에 긴급히 전했다. 최소 2500명의 기자가 이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입국했다.
<뉴욕 타임스>는 “불과 몇 개월 전 서로를 조롱하고, 핵 위협을 가하며 당황케 했던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했다”며 “세계 최대 핵 강국과 최고의 은둔 국가 간에 새로운 장을 여는 중대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비비시>는 “외교적 우여곡절 끝에 결국 악수를 했다”면서 “몇 개월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악수 후 단독 정상회담장으로 걷는 두 사람이 “긴장을 풀고 미소 지으며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시작했음을 밝혔다. 두 정상의 옷차림과 몸짓, 표정, 눈빛 등 일거수일투족이 세계 언론을 통해 속속 전달됐다.
김 위원장에게 고위급 전용기를 빌려주며 이번 북-미 회담에 큰 관심을 보인 중국에서도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봉황 티브이> 등이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해 두 정상의 만남을 빠르게 보도했다. <신화 통신>은 “북미 정상이 역사적인 악수를 했고 기념 촬영도 했다”면서 “외교적으로 볼 때 관례에 맞는 악수였다”고 평가했다. <엔에이치케이>는 북한 문제 전문가를 스튜디오로 초청해 북-미 회담 쟁점과 전망 등을 분석했고, <교도 통신>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회담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싱가포르 최대 언론인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시시각각 알려지는 회담 내용을 타임라인 형식으로 신속하게 전하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현지 반응도 함께 소개했다.
<에이피>(AP)·<아에프페>(AFP)·<로이터> 등 통신사들도 두 정상 간 단독 정상회담과, 이어진 확대회담에서 나온 내용을 짧은 속보로 잇따라 타전했다. <아에프페>는 “두 정상이 따뜻한 말과 역사적 악수를 했다”면서 “수십년간의 핵 교착상태와 냉전에서 이어진 적대적 긴장감과 씨름하기 위해 열린 전례 없는 회담”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김미나 기자,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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