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마이클 그린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을 통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대북 문제에 대한 긴밀한 연대를 강조한 것은, 일본에서 납치문제로 대북 경제제재 주장이 고조되는 데 대한 우려에서 비롯한 것으로 일본 정부는 받아들이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미국은 납치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견해를 지지하고 북한에 대해 해결을 촉구하고 있지만, 조기 경제제재 발동이 북핵 6자회담의 재개를 거부하는 구실을 줘 핵 문제 해결을 지연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일본 외무성은 보고 있다. 미국이 이 친서에서 동맹국이므로 협의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자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외무성은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그린 선임국장은 이어 2일 서울에 와서 이종석 국가안보회의 사무차장을 면담했으며, 3일에는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과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 등을 만나 6자 회담 재개를 포함한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그린 국장은 3일 오후 베트남으로 떠난다.
그린 국장은 일본 방문에서 에비하라 신 관방부 장관보를 만나 “미국은 북한에 대해 ‘중대 제안’을 갖고 있으며 6자 회담에서 이를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의 중대 제안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유강문 기자, 도쿄/박중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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