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폭스 뉴스>의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폭스 뉴스 화면 갈무리.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년 내 북한 비핵화’라는 시간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1년 시간표를 압박한 게 아니라 김 위원장 스스로 밝힌 내용이라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5일(현지시각) <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우리의 우선순위는 북한 비핵화”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4월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핵화를 할 것이고, 1년 안에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1년 동안 문을 열어놨다가 그 다음엔 닫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니다. 1년 내에 비핵화를 한다는 아이디어가 어디서 왔는지 논란이 많은데 그건 김 위원장에게서 나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 1년 안에 (비핵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며 “우리는 그 전략적 결단이 진짜 내려졌는지 증거를 보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1일 <시비에스>(CBS)에 출연해 “우리는 물리적으로 1년 이내에 엄청난 양의 (북핵) 프로그램을 해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1년 시간표’를 꺼낸 바 있다. 한 달 만에 그게 미국의 일방적 요구가 아니라 김 위원장이 먼저 제시한 의견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북한에 대한 강압적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김 위원장에게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라’며 압박을 이어간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또 “미국 행정부 안에 북한의 비핵화 전망에 대해 순진한 사람은 없다”며 미국 내 회의론에 동조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누군가를 위해 문을 열어두는 법에 대해 매스터 클래스(고급 강좌)를 하고 있다”며 “북한이 문을 통과하는 법을 찾지 못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비판자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문을 충분히 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은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볼턴 보좌관이 남북 정상 간의 대화 내용을 언급한 데 대해 논평을 자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1년 시간표’가 언급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에 대한 정보가 없다. 설령 알아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성연철 기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