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인도양 지역 재앙으로 많은 것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피해와 손실을 극복하기 위해 전세계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신년 연설에서 "우리는 죽음, 공포, 재난을 가져온 끔찍한 재앙에 압도당했다"며 자연재해에 대처하기 위해 유엔평화유지군과 같은 인도주의 신속 대응군 조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북오세티야 베슬란 학교 인질극을 언급하며 테러가 없는 새해를 기원했으며,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신년성명에서 아시아 해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했다. △ 프랑스 파리의 중심가 샹젤리제와 콩코드 거리의 가로수에는 해일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스커프 모양의 검은 장막 480개가 내걸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새해가 시작됐다. 구랍 31일 샹젤리제 거리에 모습을 나타낸 앤 히달고 파리 부시장은 "오늘 저녁은 전 지구촌이 아시아 쓰나미 피해자를 애도하고 있어 여느 때와는 같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리 사람들은 그러나 이같은 숙연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샴페인과 푸아그라(특별히 살찌운 집오리의 간 요리로 진미)를 준비해 두었다. 수천명의 파리 시민들은시내 중심가로 모여들어 경적을 울리고 폭죽을 터뜨렸다. 일부 시민들은 샹젤리제 거리에서 샴페인을 마시기도 했다. △ 해마다 신년 맞이 행사가 열리는 미국 뉴욕 타임 스퀘어에서는 구랍 31일 밤100여만명의 군중들이 모여 2005년 새해를 맞았다. 타임 스퀘어에서는 뉴욕 토박이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타임 스퀘어 설립 100주년 기념식을 겸한 신년맞이 행사가열렸다. 파월 장관과 블룸버그 시장이 새해를 1분 남기고 버튼을 누르자 600kg의 거대한 워터포드 크리스탈 구(球)가 기둥을 따라 내려오며 빛을 발했고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또 거리에는 3t 분량의 색종이가 쏟아졌으며 불꽃이 하늘을 수놓은 가운데 연인들은 키스로 새해를 맞았다. 퇴임을 앞둔 파월 장관은 2005년에는 전 세계가 더 행복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용기있게 새 지도자를 선출한 것처럼 이라크 국민들도 같은 일을 할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은 평화를 이룰 기회를 갖게될 것이고 우리는 에이즈에 대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군중들은 행사에 앞서 아시아 지진ㆍ해일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하기도 했으며 행사에는 루마니아 체조선수였던 나디아 코마네치와 호주 수영선수 이언 소프 등도 참석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참석자들의 가방 검사가 실시되고 비밀 경찰이 배치되고 헬기가 선회하는 등 경계가 강화된 가운데 치러졌다. 타임 스퀘어에서 신년을 맞는 풍습은 지난 1904년 뉴욕 타임스의 소유주였던 아돌프 옥스가 타임 스퀘어의 이전 지명인 롱에이커 스퀘어 인근에 뉴욕 타임스의 본사를 새로 지우면서 시작됐다.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는 1일 신년사를 통해 종교간 협력을 통한 평화를 강조했다.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성 베드로 성당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인류에게 상처를 주는 다양한 악에 대항하기 위한 급선무는 대화와 정의를 중시하고 용서를 배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랑의 힘으로 악을 물리치는 것이 개인이 전체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방법"이라며 "이것이 보편적인 도덕률을 인정하면서 함께 나아가기 위해 기독교인과다양한 종교의 신도들에게 요구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신년 미사 집전에 앞서 구랍 31일 밤 개인 예배당에서 가진 특별 미사를통해 아시아를 강타한 지진ㆍ해일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교황은 "희생자들의 가족과 그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었는지를 기억하자"면서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교황이지만 이날 신년 미사에서는 성당 중앙제단에마련된 의자에 앉아 비교적 또렷한 목소리로 설교를 했다. △ 덴마크에서는 구랍 31일 신년 맞이 축하 불꽃놀이에서 폭죽이 빗나가 2살짜리 어린애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의사들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내에서 신년 불꽃놀이에 부모를 따라 나선 2살짜리 사내아이가 빗나간 폭죽에 가슴을 맞아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밝혔다. 이웃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는 폭죽이 17살먹은 소년의 얼굴 전면에서 터져현장에서 즉사했으며 16살난 소년은 누군가가 폭죽을 눈에 대고 터뜨리는 바람에 한쪽눈을 실명하고 말았다. 노르웨이에서도 33살난 남자가 폭죽이 얼굴에서 터져 사망했다. 스웨덴과 덴마크,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가족과 젊은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을 폭죽을 터뜨리며 맞이하는 것이 전통으로 되어 있다. △ 전통적인 방법으로 신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람들은 구랍 31일 시청측이 마련한 400kg짜리 케이크와 페이스트리(구워서 만든 과자) 4천개를 나누어 먹는 기쁨을 맞보았다. 벌써 5년째 시청측이 마련한 이 같은 신년 맞이 호사를 즐기게 된 오데사 시민들은 불과 15분 만에 케이크와 페이스트리를 먹어 치웠다. 경찰은 만일의 하나 압사사고라도 날까봐 병력을 증원했다. △ 해일의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태국 국민도 각종 추도행사로 새해를 열면서 다시는 이번과 같은 끔찍한 재앙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했고,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도움을 자청하고 나선 국제사회에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는 애도하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의 슬픔에 동참, 불꽃놀이와 콘서트 공연 등 일체의 공공 행사를 중지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이번쓰나미로 최소 66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 동아프리카의 유혈 분쟁지역에서는 새해를 맞아 평화가 찾아올 희망적인 징조들도 나타났다. 우간다 반군단체인 '신의 저항군(LRA)' 지도자들이 19년간 계속돼 160만명의 난민을 양산한 내전의 무기한 휴전에 동의했다. 또 수단인민해방군 지도자들과 수단 정부관리들도 구랍 31일 지난 21년간 2백만명의 사망자를 낸 내전에 종지부를 찍을 초석이 될 포괄적 평화협정에 임시 서명하고 새해를 맞이했다. 이에 따라 수단 남부에서 기독교나 토속신앙을 믿는 흑인계 주민들은 북부 이슬람교도의 아랍계 통치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의 자치권을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ㆍ바티칸시티ㆍ코펜하겐ㆍ오데사 APㆍ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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