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3~4곳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3~4곳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그걸(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에) 갔던 이유 중 하나”라고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는 환상적이었지만 아마 다른 장소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4개의 다른 장소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담 시기에 관해서는 “너무 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로 김 위원장을 부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마도 좋아할 것고 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어찌 될지) 보자”고 말했다. 기자들이 다시 ‘미국 영토에서 만날 수도 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요청해서 상대방을 당황시키고 싶지 않다”며 “나는 결국에는 우리가 미국 땅과 그들(북한) 땅에서 많은 만남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쌍방향의 길이므로 그들 땅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매우 성공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놀라울 정도로 경제적 성공을 할 것이다. 나는그렇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북-미 관계가 더 좋아지면 두 나라를 오가면서 ‘셔틀 회담’을 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 때 북한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또한 미국은 유럽의 제3국에서 여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외신 보도들도 나왔다. 미국의 11월6일 중간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에 외국행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은 미 중간선거 뒤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이 미국행을 한다면 11월6일 이전에라도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지만, 이는 김 위원장의 장거리 이동문제와 성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부담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협의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과에 대해 트위터에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에 관한 진전이 이뤄졌다”며 “가까운 미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적었다. 그는 9일에도 기자들에게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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