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튿날인 7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내년초에 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각) 재확인했다. 8일로 예정됐다가 하루 전에 전격적으로 취소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 회담 일정도 다시 잡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6 중간선거 이튿날인 이날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묻자 “내년 초 언젠가(sometime early next year)”라고 대답했다.
그는 전날 자정 무렵 국무부가 취소를 발표한 ‘8일 뉴욕 북-미 고위급 회담’ 계획에 대해 “잡히고 있는 출장들 때문에 우리는 그것(북-미 고위급 회담 일정)을 바꾸려고 한다. 다른 날 만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reschedule)”이라고 했다.
국무부는 앞서 7일 0시께 “(8일 열려던) 북-미 고위급 회담은 나중에 열릴 것이다. 서로의 일정이 허락할 때 다시 만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제재 문제의 매듭을 풀기 위해 김영철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이날까지도 미국의 확답을 받지 못하자 막판에 회담 연기를 요청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열리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9일께 프랑스를 향해 출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고위급 회담 일정을 새로 잡을 것이며, 2차 정상회담도 내년 초에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북-미 대화 모멘텀을 계속 유지해나갈 뜻이 있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를 한밤중에 발표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해당 정보를 확인하자마자 가능한 한 빨리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기 배경에 대해 “일정은 항상 바뀐다. 순전히 일정을 다시 잡는 문제”라며 “우리는 (북한과) 매우 좋은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것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제재는 유지되고 있으며, 미사일과 로켓이 멈췄다. 억류자들이 돌아왔다. 위대한 영웅(미군 유해)들이 송환되고 있다”며 “하지만 나는 서두를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나는 제재들을 해제하고 싶다. 그러나 그들(북한) 역시 호응을 해야 한다. 쌍방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 “서두를 것 없다”는 말을 각각 7번, 4번 되풀이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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