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미 국무부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북핵 협상 관련 논의를 위한 2박3일 일정을 시작했다. 한-미는 비핵화와 대북 제재, 남북협력 방안 등을 체계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워킹그룹(실무작업반)을 20일 공식 출범시키고 첫 회의까지 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19일 워싱턴에 도착해 특파원들과 만나 이번 방미의 목적에 대해 “북-미 고위급 회담(애초 8일 예정)이 연기됐는데 그 이후 상황이 어떻게 조정되고 있는지 서로 협의하고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다뤄갈지 함께 구상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난번(10월28~30일) 비건 특별대표가 한국에 왔을 때 합의한 워킹그룹의 세부 운용방안에 대해 조율하고, 이번에 첫번째 회의를 하고 출범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워킹그룹과 관련해 “세부사항은 아직 완전히 합의된 것은 아닌데 거의 조율이 다 됐다고 보시면 되겠다”며 “합의가 되고나면 내일(20일) 오후 워킹그룹 1차 회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킹그룹은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가 각각 의장을 맡으며, 한국 쪽에서는 외교부와 통일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실무진이 참여하며, 미국 쪽에서는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사들이 참여한다. 이 본부장은 워킹그룹의 인적구성에 대해 “고정시킨다기보다는 이슈나 의제에 따라 신축성 있게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의도 가급적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이 본부장은 덧붙였다.
20일 회의에서는 남북이 연내에 진행하고자하는 남북 철도 공동조사 및 착공식에 관해서도 한-미가 견해차를 좁힐지 주목된다. 이 사업은 미국이 부정적 입장을 보여 늦어지고 있다. 이 본부장은 “한-미 간 공조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모두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해, 이들 사업도 이번 방미 테이블에 오를 것임을 내비쳤다.
이 본부장은 이달 초 연기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북-미 고위급회담에 대해 “지난번 (취소 때) 서로 침착하게 대처했기에 이번에도 잘해서 스케쥴은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1월 초쯤에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 하는데, 논리적으로 역추적해보면 지금쯤 (고위급회담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비건 특별대표가 공유된 목표인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을 위한 노력의 긴밀한 조율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20일 이도훈 본부장과 만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두 사람은 진행중인 외교적 노력과 유엔 제재의 지속적인 이행, 남북협력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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