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김 미국 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센터장(가운데 원 안)이 지난 5월9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북-미 대화를 막후에서 조율해온 핵심 인사인 한국계 앤드루 김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KMC) 센터장이 다음달 중앙정보부를 떠난다.
김 센터장은 다음달 20일 중앙정보국을 사직하고 스탠퍼드대 산하 연구소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안다고 한 소식통이 27일 전했다. 김 센터장은 이 연구소에서 3~4개월간 방문학자 신분으로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4~17일 서울을 방문했을 때에도 지인들을 만나 이같은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나 헤스펠 중앙정보국장은 <시엔엔>(CNN)에 김 센터장의 사직 예정 사실을 확인하고, “중앙정보국에서의 뛰어나고 정말로 유명하며 높은 성취를 마무리하려는 앤드루에게 최고의 행운을 빈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앤드루 김이 떠나는 게 맞다면 그동안 그가 해온 일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앤드루 김은 환상적이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앙정보부에 재직할 때 뿐 아니라 국무부로 옮긴 뒤에도 계속 훌륭한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애초 중앙정보국을 은퇴한 신분이었으나, 지난해 5월 당시 폼페이오 중앙정보국장이 북한 문제를 전담하기 위해 특수조직인 코리아미션센터를 설립하면서 그를 책임자로 불러들였다. 그는 코리아미션센터가 어느 정도 안착되면서 지난 여름부터 사직 의사를 밝혔으나, 북-미협상 국면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만류해 연말까지 근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례 북한 방문에 동행하고 6·12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도 깊이 개입했다.
일각에서는 앤드루 김의 퇴진으로 북-미 대화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지만, 예정된 개인 거취의 문제로서 대화 판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그가 중앙정보국을 떠난 뒤에도 정부에 자문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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