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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들 부시 “브로콜리 못 드셨지만…최고 아버지”

등록 2018-12-06 16:30수정 2018-12-06 23:02

미 부시 전 대통령 워싱턴 장례식
유머 섞인 조사에 추모객들 웃음
앞줄 트럼프, 오바마 부부와만 악수
힐러리는 정면만 응시…카터는 딴청
아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5일 장례식 직후 의장대가 운구하는 조지 H.W. 부시의 관을 따라가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아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5일 장례식 직후 의장대가 운구하는 조지 H.W. 부시의 관을 따라가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슬프지만 웃읍시다. 아버지는 다시 로빈(3살 때 숨진 딸)을 안고 엄마의 손을 잡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아버지에 대한 조사를 마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여러 차례 우스개로 추모객들을 웃게 한 그는 조사 끝 부분에 “당신은 아들딸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아버지”라고 말하는 순간, 꾹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94살을 일기로 별세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5일(현지시각)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엄수됐다. 유족과 전·현직 대통령, 정치인, 국내외 추모객 등 3000여명이 참석해 소련과의 냉전을 끝내고 미국 일극시대를 개시한 제41대 대통령을 추모했다.

아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조사 도중 감정에 북받친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아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조사 도중 감정에 북받친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장남인 부시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역사책이 쓰여진다면 그들은 아버지를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필적할 수 없는 기교를 가진 외교관, 엄청난 성취를 이룬 사령관, 위엄과 명예를 갖고 임무를 수행한 신사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에게 그는 ‘천 개의 불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이었다”고 칭송했다. ‘천 개의 불빛’은 고인이 자원봉사활동 단체들을 높이 일컬었던 말이다.

아들은 “아버지는 우리에게 거의 완벽에 가까웠지만 (골프) 쇼트 게임은 형편없었고, 플로어 댄스에서는 분명히 (뮤지컬 배우) 프레드 아스테어는 아니었다”는 등의 유머로 장례식장에 10여 차례 웃음이 터지게 했다. 그는 “아버지는 야채, 특히 브로콜리를 못 먹었는데, 이 유전적 결함을 우리에게 물려줬다”, “늙어서는 경찰 드라마 재방송을 볼륨을 크게 올린 채 보는 걸 즐겼다”고 했다.

고인의 전기 작가인 역사학자 존 미첨,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앨런 심슨 전 상원의원도 조사를 낭독했다. 같은 시기 국가 정상이던 멀로니 전 총리는 “그가 미국 대통령일 때 세계 모든 지도자들은 신사와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기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의 조사를 듣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의 조사를 듣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장례식장 맨 앞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자리했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까지 치면 5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처음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통합의 분위기 속에서도 어색한 장면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하고만 악수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과 겨룬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정면만 응시했다. 그 옆의 카터 전 대통령은 손목시계를 봤다.

장례식 뒤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한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가 고인이 다니던 성마틴 교회에 안치됐다. 그는 6일 오후 부인 바버라와 딸 로빈이 잠든 ‘조지 H.W. 부시 대통령 도서관·기념관’ 부지에서 영면에 든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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