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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시리아 이어 아프간 ‘분쟁 발빼기’…한반도에 영향줄까

등록 2018-12-21 10:39수정 2018-12-21 20:58

“아프간 주둔 미군 현저한 감축 고려”
‘미국의 분쟁 개입 축소’ 트럼프 정책 가시화
매티스 국방 장관 사임 등 반발도 거세져
북미대화 및 주한미군 문제에도 영향 전망
‘미국은 중동의 경찰이 되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윗.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옹호하면서, 미국은 미국인 생명과 재산을 탕진하는 분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동의 경찰이 되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윗.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옹호하면서, 미국은 미국인 생명과 재산을 탕진하는 분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전격적으로 발표한데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미국 병력의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하반기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전 세계적 분쟁 개입 축소를 주장해온 자신의 대외정책을 본격화하려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시리아 철군에 대한 이견으로 사임을 발표하는 등 트럼프 대외정책을 놓고 워싱턴에서는 본격적인 갈등도 터져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의 현저한 축소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복수의 관리들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감축은 빠르면 수주내로 시작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프간 미군 병력 감축 고려 보도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미군 병력 완전 철군을 발표한지 하루만에 나왔다. 중동 등에서 미국의 분쟁 개입을 현저히 축소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중동 분쟁에서 미국의 개입 축소와 미군 철수 및 러시아 등 관련국들과의 정치적 타협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 등 기존 관련 부처 및 워싱턴 외교안보 엘리트들의 반대로 뚜렷한 진전을 보지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하는 계획 하에서는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은 빠르면 1월내로 귀환을 시작할 수 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1만4천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아프간 전쟁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로이터> 통신은 “아프간에 주둔 중인 1만4천명의 병력 가운데 수천명을 복귀시키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데 모든 인내심을 잃었다”고 말했다. 통신은 아프간 미군 감축 검토가 지난 17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아프간 휴전 회의와 관련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탈레반,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은 미 대표단의 제안 아래 6개월 휴전안과 함께 향후 외국 군대의 철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탈레반은 이 회의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어, 트럼프의 미군 병력 감축은 이를 고려한 것일수 있다고 통신은 고위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주둔 미군 병력의 철수를 30일 내로 완료하라고 국방부에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시리아 철군 결정이 아프간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준지에 대해 “대통령은 분쟁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진지하게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는 분쟁들을 어떻게 종결할지에 대한 실행가능한 선택지들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미국은 귀중한 생명 및 우리가 하는 일에 감사하지 않는 남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조달러만을 쓰면서 중동의 경찰이 되기를 원하는가?”라며 “우리는 거기에 영원히 있기를 원하는가? 그들이 싸우도록 할 때이다”고 말했다.

시리아 철군, 아프간 병력 감축 등 트럼프가 주도하려는 미국의 분쟁 개입 축소는 워싱턴에서 당장 큰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시리아 철군 문제 등에 대한 대통령과의 이견으로 장관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사임 서한에서 “당신(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주제들에게서 당신과 견해가 더 잘 맞는 국방장관을 가질 권리가 있기 때문에, 나는 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옳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시리아에서의 철군 결정에 반대했으며,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에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아갔으나 거절당하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7월에도 아프간 병력 감축을 반대해, 트럼프와 큰 이견을 보였다.

의회에서는 트럼프의 결정을 반대하는 초당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의회에서 트럼프를 강력히 지지해온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미 19일 공화-민주 상원의원 6명이 동참한 철군 결정 재고 촉구 서한을 트럼프에 보낸바 있다.

그레이엄 의원은 그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아직 진로를 바꿀 기회가 남아 있다”며 “초당적 지지가 있으니 이를 활용해라"고 촉구했다.

의회에서 자신을 강력히 지지해온 그레이엄 의원마저 시리아 철군 결정에 강력히 반대함으로써, 트럼프는 자신의 대외정책 관철을 위한 기로에 서게됐다. 워싱턴 내의 강력한 반발 속에서 시리아 철군을 순조롭게 완료하고, 시리아내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재임 하반기 자신의 대외정책을 관철할 수 있을지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는 트럼프가 추진하는 북미대화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이유 중의 하나는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 회담의 원칙을 구현할 과정과 세부사항 도출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양국의 근본적인 시각 차이도 있지만, 트럼프식 북미대화를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워싱턴 외교안보 관리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워싱턴 내의 반대를 뚫고 중동분쟁에서 발빼기를 관철한다면, 이는 북미대화에서도 트럼프의 주도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중동에서 미군 군사력 철수는 주한미군 문제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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