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후 화동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AFP 연합뉴스
북-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기대를 나타냄에 따라,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번째 정상회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사전 준비를 위한 뉴욕 고위급회담에 나설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애초 지난해 11월8일 뉴욕에서 회담하기로 했으나, 북한이 직전에 연기를 요청해 무산됐다. 당시 북한이 미국에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며 연기한 만큼, 김 부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북-미는 이를 위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15일까지 중동 지역 순방중이고 22~25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다보스포럼(스위스)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북-미 고위급회담은 이르면 16~21일 사이나 26일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월 말이나 3월 초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윤제 주미대사는 9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허드슨연구소 주최 포럼에 참석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북-미간) 의사소통이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열차는 이미 달리기 시작했고 아무도 그 기차에서 뛰어내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관건은 그 기차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멀리 움직일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는 비핵화와 상응조처를 놓고 아직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합리적 우려 해결”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은 미국에 대북 제재 완화나 체제 안전보장 관련 조처를 에둘러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미가 서로 얼마나 양보해 접점을 찾느냐가 2차 정상회담의 핵심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확실히 다져놓은 뒤 정상회담을 해야한다’는 참모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진행이 더뎌질 수도 있다.
한편, 베트남이 유력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거론되는 가운데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주베트남 미국대사가 지난 8일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을 면담해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또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응우옌 쑤언 푹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새해 인사를 대신 전달했다고 <베트남뉴스>가 전했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과 북한에 2차 북-미 정상회담 유치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엔엔>(CNN)은 백악관 답사팀이 최근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와 관련해 베트남 하노이와 타이 방콕, 미국 하와이를 방문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정상회담 후보지로 거론돼온 몽골의 욘돈 오트곤바야르 주미대사는 9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혹독한 겨울 날씨 때문에 몽골은 정상회담 장소로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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