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07 08:10
수정 : 2019.02.07 08:10
군부, 콜롬비아 국경 다리 봉쇄…“미 군사개입 위장하려는 정치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베네수 국민은 지원 절실히 필요” 비판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원조의 국내 반입을 막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과 AP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국가수비대는 전날 콜롬비아 국경도시인 쿠쿠타와 베네수엘라 우레나를 연결하는 티엔디타스 다리에 유조 탱크와 화물 컨테이너를 배치하고 임시 울타리를 설치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해외의 인도주의적 원조를 '정치 쇼'로 규정하고 재차 거부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R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조 물품 전달은 미국의 군사개입을위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제국주의는 죽음을 야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국영 TV 연설에서도 미국과 캐나다가 비상 식품과 의약품 등을 보내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리는 거지국가가 아니다"며 거부한 적이 있다. 마두로 정권은 미국 등 우파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을 경우 내정간섭의 빌미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외의 원조 물품 전달은 야권이 마두로 정권에 도전하고 마두로를 권좌에서 축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지를 판단하는 시험대로 간주된다. 지난달 임시대통령 선언을 한 뒤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 등의 지지를 받는후안 과이도 의장은 자국의 식품·의약품 부족 사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인도주의적 원조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은 2천만 달러, 캐나다는 4천만 달러의 원조를 약속했다. EU는 500만 유로의 원조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EU는 지난해 3천400만 유로어치의 원조를 제공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베네수엘라 국민은 인도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마두로 정권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원조를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도와주려 노력하고 있지만, 마두로의 명령에 따라 베네수엘라 군대가 트럭 등으로 원조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두로 정권에 대해 "굶주리는 국민에게 원조가 도달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부분은 대문자를 사용해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베네수엘라에서 선적용 컨테이너와 유류 운반용 차량 등이 도로를 가로막고 있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야권은 유력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대선은 무효라며 마두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달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자신을 '임시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미국, 중남미 대다수 국가, 유럽연합(EU) 주요국 등 우파 국제사회 중심의 지지 아래 마두로 정권 퇴진과 대선 재선거를 요구하며 반정부 운동을 이끌고 있다. 살인적인 물가상승, 식료·의약품 등 생필품난과 정정 불안을 견디지 못해 2015년 이후 베네수엘라 인구의 약 10%(3천278만명)에 육박하는 300만명이 조국을 떠나 콜롬비아나 페루 등 인근 국가로 이주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최근 베네수엘라 관련 예산을 종전의 두배인 1천800만 스위스프랑으로 늘리고, 콜롬비아와 브라질로 이주한 베네수엘라인들을 지원하고있다고 밝혔다.
중립적이며 독립적인 원조기관인 ICRC는 베네수엘라 적십자와 협력해 특정 정치세력의 편을 들지 않은 채 보건의료 부문에 집중해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개입행위를 거부한다는 시민의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는 1천만 명의 서명을 모아 미국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관영통신 AVN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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