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바티칸 시티에서 열린 특별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신도들은 (성추문)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바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바티칸에서 열린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특별회의에 모인 대표들에게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교황청은 이날부터 24일까지 114개국 주교회의 의장과 수녀회 대표 등 190명의 가톨릭 고위 관계자를 불러 모아 지난해 말 불거진 성직자 성추문 사태 해결을 위한 회의에 돌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막식 연설에서 “이번 회의를 악의 정화를 위한 기회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신자들은 우리가 단지 죄악을 비난만 하는게 아니라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을 비롯해 독일, 칠레,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성직자들의 어린이 성학대, 성추문 의혹이 제기되면서 가톨릭교회에 대한 신뢰가 급락했다. 1946년부터 2014년까지 독일에서만 최소 3600명이 성직자 1600명에게 성학대를 당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가톨릭 성추문 사건에 대한 고발이 이어졌다. 급기야 교황이 사건에 연루된 사제를 처벌하는 데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등 대처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신뢰가 급락하자 교황이 해결책 마련을 위해 각국 주교회의 의장들이 모으는 특별회의를 소집했다. 성폭력 문제로 주교회의가 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범죄 연루 시 대응과 처벌 방안, 피해자 보호 및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회의에서 마련된 대책은 교황이 칙령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명문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회의는 오는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폐막 연설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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