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6 18:18
수정 : 2019.02.2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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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에 커다란 분수령이 될 북-미 2차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대륙을 종단하는 사흘에 걸친 긴 여정을 마치고 26일 오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환영 인파를 향해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전쟁에 마침표를 찍게 될 종전선언, 북한이 취하는 비핵화 조처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처를 둘러싸고 어떤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동당/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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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 대여정 베트남 동당역 도착, 전용차로 하노이 이동
전용열차 꽁꽁 숨기던 과거와 달리 외신 등 100여명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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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에 커다란 분수령이 될 북-미 2차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대륙을 종단하는 사흘에 걸친 긴 여정을 마치고 26일 오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환영 인파를 향해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전쟁에 마침표를 찍게 될 종전선언, 북한이 취하는 비핵화 조처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처를 둘러싸고 어떤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동당/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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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8시13분(현지시각) 중국과 국경을 맞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의 녹슨 철도 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23일 오후 4시32분 평양을 출발해 중국 단둥~톈진~우한~난닝 등을 거쳐 65시간40분, 3800㎞를 달린 대장정의 끝. 북한 최고지도자로서 55년 만의 베트남 방문이기도 하다.
열차가 느린 속도로 역에 진입하자 내외신 기자 100여명으로 가득 찬 역 주변이 웅성거렸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중국 등을 방문할 때는 철저한 보안 탓에 외신이 전용열차를 근접 촬영하는 게 불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여느 국가 지도자처럼 많은 외신 기자가 도착 장면을 실시간으로 생생히 전했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닮은꼴 행보를 보여주며, 국제 무대에서 공개적으로 활약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보였다.
객차 문이 열리고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내리기에 앞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함께 레드카펫과 주변 상황을 살핀 뒤 다시 열차에 올랐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처럼 바삐 뛰어다녔다.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내린 것은 8시22분. 긴 여정에 지친 듯 다소 피곤한 표정으로 내린 그는 영접 나온 베트남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며 웃음을 띠기 시작했다. 베트남 쪽에서는 보반트엉 선전담당 정치국원과 마이띠엔중 총리실 장관 등이 영접을 나왔다. 김 위원장은 도열한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였다. 의장대를 사열하며 역사를 나온 그는 환영 나온 베트남 주민들 모습에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김 위원장은 8시24분께 전용차량 벤츠 풀먼가드에 올라탔다. 차량을 둘러싼 ‘방탄 경호대’ 12명도 따라 뛰었다. 하루에 열차 한대가 지나는 작은 국경 마을 동당역에는 많은 주민이 나와 김 위원장을 반겼다. 김 위원장은 차창을 내리고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하노이로 가는 길에 박닌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 등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곧장 1번 국도로 170㎞를 달려 오전 11시께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을 태우고 동당역에 도착한 전용열차의 기관차에는 중국철도총공사 로고와 함께 ‘DF4D 3058’이라는 번호가 보였다. 원래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기관차 번호는 ‘DF11z-0002A’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지도자가 중국으로 들어갈 때는 보통 중국 지도자들의 열차를 끄는 기관차가 북한 쪽으로 들어와 전용열차에 연결해 국경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으로 넘어올 때도 중국 쪽이 제공한 기관차가 전용열차를 끌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김지은 기자, 이정애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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