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7 15:32
수정 : 2019.02.2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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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2017년 11월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자동차공장인 승리자동차련합기업소를 시찰했다고 보도한 사진. 김 위원장은 이 공장에서 생산한 신형 5t급 트럭 운전석에 앉아 직접 트럭을 운전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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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 수행단 ‘빈패스트’ 방문
북한도 승리자동차 설립 등 제작 기술 보유
최고출력 100마력에 시속 120~180㎞ 수준
북한 최고 권력 잦은 현지시찰 관심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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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2017년 11월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자동차공장인 승리자동차련합기업소를 시찰했다고 보도한 사진. 김 위원장은 이 공장에서 생산한 신형 5t급 트럭 운전석에 앉아 직접 트럭을 운전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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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경제 분야를 담당하는 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 27일 베트남 하이퐁시에 위치한 완성차 업체 ‘빈패스트(Vinfast)’ 공장을 시찰하기로 하면서 북한의 자동차 기술 수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도 1950년 승리자동차련합기업소를 설립하는 등 자체 자동차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북한의 자동차에 대한 설명 자료도 마련한 바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최고 스펙 자동차는 최고출력 100마력에 최고 시속 120~180㎞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80~90년대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동차 제조업은 흔히 ‘산업의 꽃’이라 불린다. 전후방 산업과 긴밀하게 연결돼야 하고 고용량도 많기 때문이다.
북한의 경우 제작 기술은 갖추고 있지만 생산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4000여대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1985년 연간 생산량이 1만8500대에 이르는 등 생산량이 상승했지만, ‘고난의 행군’ 등을 거치며 경제가 위축돼 오히려 생산량이 줄었다. 북한에서 등록된 자동차는 약 30만대 수준으로 한국 자동차 등록대수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열악한 도로 사정 등 인프라 부족도 자동차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다. 북한의 교통 인프라는 중앙 관제를 통해 통제가 가능한 철도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또 대외적 단절이나 보급선이 끊기는 국지전 상황에 대비해 각 지역마다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노선을 추구해 교통 인프라 확충에도 소극적이다.
실제 남북 도로 연결 사업을 위한 실태조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한겨레>에 “건축물이 없고 나대지가 많은 탓에 고속도로가 매우 곧게 뻗어있긴 하지만 자동차 통행량은 거의 목격하기 힘들었다”며 “개성을 통해 평양으로 향하는 도중에 마주 오는 차량을 한두대 마주친 정도”라고 말했다. 자동차를 통한 물류 운송이 평양 시내 등 핵심 지역에 국한됐으리란 추정이 나오는 까닭이다. 그러나 북한 최고 권력자들이 자동차 산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1950년 10월20일에 창립된 승리자동차련합기업소를 김일성 주석이 19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9차례 현지지도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할아버지, 아버지처럼 승리자동차련합기업소를 방문했다. 그는 2017년 11월 승리자동차 공장을 시찰한 바 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식의 대형윤전기재(트럭) 생산에서 집단적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치하했다”고 전했다. 당시 자동차 생산 시설을 둘러보던 김 위원장 곁을 수행한 이는 이날 빈패스트를 시찰한 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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