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8 01:28
수정 : 2019.02.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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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저녁 7시께(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친교 만찬을 시작하려는 모습. 미 백악관 트위터 계정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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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 만찬에 양식·한식 어우러져
센토사·하노이 식사 모두 ‘화합’ 뜻
배속김치는 독특한 북한음식
과거 남북 정상회담 때도 등장
메뉴는 지난번보다 간소
조율 과정서 양측 이견 빚었나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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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저녁 7시께(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친교 만찬을 시작하려는 모습. 미 백악관 트위터 계정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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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원탁에 둘러앉아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하면서 새우 칵테일과 양념된 등심구이에 북한식 배속김치를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양식과 한식이 어우러진 ‘화합’의 메뉴이기도 하지만, 배속김치가 과거 남북 정상회담 때도 제공됐던 메뉴였던 점이 눈길을 끈다.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만찬에서 먹은 메뉴는 행사가 끝난 뒤에야 공개됐다. <에이피>(AP) 통신은 “(만찬) 메뉴에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을 뿌린 새우 칵테일과 배속김치를 곁들인 양념 등심구이, 베리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초콜릿 케이크, 곶감을 넣은 수정과가 나왔다”며 “백악관은 (수정과에 대해) 곶감과 꿀을 넣은 달콤한 전통 음료라고 묘사했다”고 전했다. 배속김치는 배의 속살을 파내어 그 안에 김치를 넣은 것으로 북한 향토성이 강한 음식이다. 앞서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 메뉴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만찬 메뉴는 양식과 한식이 어우러졌다는 점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열린 센토사 섬 오찬과 유사하지만, 음식 구성은 좀 더 간소해졌다. 센토사 섬 오찬 땐 첫 정상회담의 상징성을 반영해 메뉴에 ‘화합’의 의미를 부여하는 데 공을 들였고, 전채요리와 주요리가 각각 세가지씩 나왔다. 당시엔 전채요리, 주요리, 후식으로 이어지는 3단계 코스였는데, 전채와 주요리는 모두 양식·한식·현지식 세가지씩으로 구성해 회담 당사국과 개최지를 제공한 싱가포르가 어우러지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전채요리는 새우 칵테일(양식), 오이선(한식), 그린망고 샐러드(현지식)로 구성되고, 주요리는 와인소스 소갈비(양식), 대구조림(한식), 양저우식 볶음밥과 탕수육(현지식)이 나오는 식이었다.
앞서 미국 쪽이 통상적으로 화려한 상차림을 하는 ‘만찬’의 성격과 달리 간소한 저녁 차림을 강력하게 희망하면서 메뉴 선정을 둘러싸고 북미 양측이 견해차를 보이는 것 같은 정황도 전해졌다. 이날 미 <시엔엔>(CNN)은 정상들의 만찬 계획을 알 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만찬) 몇 시간 전까지 셰프가 메뉴 승인을 받는 데 고전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양국 관리들, 특히 미 백악관 쪽이 메뉴가 ‘대단히 간소해야 한다(Super simple)’고 계속해서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중요한 담판을 앞두고 화려한 상차림보다는 좀 더 실무적인 메뉴를 원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이와 관련해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는데, 서로 다른 음식 취향 탓에 벌써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리들은 만찬 식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에 맞게 ‘대단히 간소해야 한다’고 끼어들었는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다 알다시피 맥도날드 빅맥이다”라고 촌평하기도 했다. 전례와 달리 미 백악관이 일찌감치 메뉴를 공표하지 못한 데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셈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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