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8 11:03
수정 : 2019.02.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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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다. 두 정상은 1대 1대화 이후 확대회담을 통해 ‘하노이 선언’의 막판 조율에 나선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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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9시 이틀째 일정 시작
트 “핵·미사일 실험 안 한 김 위원장에 감사”
김 “그동안의 노력을 보여줄 때 됐다”
일대일 회담으로 ‘하노이 선언’ 조율 시도
이후 확대회담·업무만찬·서명식 이어져
확대회담 참석자 면면도 주요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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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다. 두 정상은 1대 1대화 이후 확대회담을 통해 ‘하노이 선언’의 막판 조율에 나선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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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김정은 위원장)
“북한의 앞날에 굉장히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믿는다.”(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오전 8시56분(한국 시간 10시56분) 베트남 소피털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메트로폴호텔)에서 ‘하노이 선언’의 막판 조율을 위한 일대일 회담에 돌입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4분 빠른 시간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의 모두 발언에서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그동안 많이 노력해왔고 이제 그것을 보여줄 때가 와서 하노이에 와서 이틀째 훌륭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도 역시 훌륭한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길게 이어졌다.
“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 오늘 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가 합의를 이룬 뒤에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어제 만찬을 함께 하는데 굉장히 좋은 시간을 가졌다. 우린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굳건한 관계를 유지하면 신뢰가 있고 또 좋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김 위원장과 북한 앞에는 앞으로 밝은 날이 펼쳐질 것이다.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지녔다고 본다. 우리가 일부분에만 도움을 제공하면, 분명히 북한의 앞날에는 굉장히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믿는다.” 또 “핵실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은 데 대해 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 “김 위원장에게, 북한에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김 위원장을 한껏 추어올렸다. 그는 또 일거에 많은 것을 얻으라고 요구하는 미국 여론을 의식한 듯 “시간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적이던 사람들도 우리의 만남을 환상 영화의 장면으로 볼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도 “많은 이들이 이번 회담을 일종의 공상과학 영화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후 “별로 시간이 없다”며 본격 회담을 서두르고 싶어 하는 자세를 보였다.
예상대로 북한에선 ‘뉴 페이스’ 신혜영 통역관 미 국무부에선 오랜 실무경험을 가진 이연향 통역관이 나섰다. 미 백악관의 발표를 보면, 회담 시간은 45분이다.
두 정상은 전날인 27일 밤에도 ‘친교 만찬’에 앞서 약 30분 정도 1대 1 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불신과 오해, 적대적인 눈초리들과 낡은 관행이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고 하였지만, 우리는 그것을 다 깨버리고 극복하며 마주 걸어 260일 만에 하노이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화에서 “30분 동안 흥미로운 이야기 많이 했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가 무슨 얘길 했는지 들으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농담을 던졌다.
양국 정상은 1대 1회담을 마친 뒤 선언문의 조율을 위해 2시간에 걸친 확대회담과 실무오찬을 이어갈 예정이다. 북-미 양국은 확대회담 참석자의 명단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대북 초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참석 여부가 핵심 관심사다. 1차 때 확대회담 때 미국 쪽 참석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볼턴 보좌관이었고, 북한에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이 나섰다.
이어 오후 2시부터 두 정상은 공동문서 서명식에 나선다. 그러나 서명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는다.
두 정상은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도 비슷한 형식의 서명식을 진행했다. 당시 배석자는 미국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북한에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었다. 당시 기대했던 두 정상의 ‘포옹’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하노이 선언에서 싱가포르 합의보다 더 진전된 합의가 도출됐다면 이를 축하하기 위해 두 정상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도 흥미로운 관심거리다.
하노이/김지은,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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