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28 15:06
수정 : 2019.02.28 16:15
애초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 회견 2시 간 당겨
북-미 정상 비핵화 조처 둘러싸고 극심 진통 겪은듯
북-미 정상이 2차 정상회담이 열린 하노이에서 공동성명문 합의에 실패했다. 백악관은 양국 대표들이 “이후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추가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한국 시간 오후 3시30분) 성명을 내어 양국이 “이번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쪽의 팀이 이후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한 시간쯤 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애초 예정된 오후 4시에서 2시로 당겨진다고 밝혔었다. 이 발표 이후 북-미가 북한의 비핵화 조처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처를 정하는 ‘하노이 선언’ 합의에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이후 오후 1시께 정상회담장을 취재하고 있던 백악관 기자단에게 “차로 돌아가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다시 30여분만에 합의 실패를 알리는 샌더스 대변인의 성명이 나왔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후 양국 대표들이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여지를 뒀지만, 정확한 추가 협상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2시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합의 실패의 이유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간 이상 기류는 이날 오전부터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8일 오전 확대회담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짧은 문답을 주고 받았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의지가 없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들었나?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답변”이라고 추어 올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처’에 대한 질문엔 “매우 궁금해 하는 것 같다. 지금 그 얘기를 하고 있다”는 답변에 그쳤다. 현재 북-미가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처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처를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갈등을 벌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핵심 관심사인 ‘종전선언’에 대해 오늘 최종적인 결론이 나오긴 힘들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우리는 김 위원장과 그의 나라에 좋은 합의를 할 것이다. 그게 우리가 향하는 곳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를 하루, 한번의 만남으로 할 순 없다. 나는 북한의 위대한 리더십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날의 확대회담의 또다른 관심사는 참석자들이었다. 북한에선 김정은 위원장,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이용호 외무상이 나섰다. 이에 견줘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에 더해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나섰다. 북한은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려는 듯 볼턴 보좌관의 ‘카운터 파트’가 될 만한 인사를 배석 시키지 않았다. 그 때문에 확대회담은 북한에선 3명, 미국에선 4명이 참석한 기형적인 형태로 진행됐다.
하노이/김지은 기자,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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