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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28 17:04 수정 : 2019.02.28 21:35

북한에서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미국 송환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장례식 모습. EPA/연합뉴스

미 대학생 북 억류 중 혼수상태
본국 송환직후 사망사건
“웜비어 문제도 얘기 나눠
김 위원장 몰랐다는 말 신뢰”
북 인권문제 미국 내 반감에도
김 위원장 직접 책임 묻지 않아

북한에서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미국 송환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장례식 모습.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웜비어 사건에 대해 김 위원장과 대화했냐’는 질문을 받고 “물론 얘기했다”며 “김 위원장이 (웜비어 사건이) 일어나도록 허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감옥들은 굉장히 험한 곳이어서 나쁜 일들이 일어난다. 김 위원장이 이번 일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러워 했다”고 덧붙였다.

22살의 대학생 웜비어는 2016년 북한 여행을 갔다가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돼 17개월간 억류된 뒤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됐다. 하지만 송환 수일 만에 깨어나지 못한 채 사망했다. 웜비어의 가족들은 북한이 그를 고문해서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비난했고, 미국 내에선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분노하는 여론이 크게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 “오토에게 정말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면서도 “김 위원장은 그 일을 몰랐고, ‘나중에’ 알았으며, 나는 그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확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 앞에 나타났을 때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둘 다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기자회견에선 웜비어 사망 사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직접 개입한 책임이 없다는 쪽에 손을 들어줬다. 북한을 자극하는 예민한 이슈를 피해가려는 태도를 취한 셈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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